393개 호실 ‘사업시설용’ 분양으로 신고해 취득세 감면받은 업체 적발…현재 대부분 공실로 피분양자 ‘신음’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식산업센터 설립자는 입주 대상 업종을 직접 영위할 사업자를 입주자로 모집해야 하고, 지방세특례제한법은 이러한 설립자를 지원하기 위해 지방세 감면 제도를 두고 있다.
하지만 설립업체는 일반인을 입주자로 모집했다. 일반인에게 지식산업센터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가능하고 세제 혜택도 있으며 대출 한도가 높아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홍보하면서 분양계약을 유도했다.
업체는 일반인 222명에게 393개 호실을 분양하고 이를 사업시설용으로 분양한 것처럼 거짓 신고해 취득세 5억여 원을 부당하게 감면받았다. 222명에게 받은 분양 대금은 600억여 원에 달한다.
계약자 A 씨(70)는 거리 홍보를 하던 직원의 안내로 분양사무소를 방문했다가 월세를 받을 수 있어 노후에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현장에서 계약금을 입금했다. 전업주부인 B 씨는 분양 직원이 회사 보유분을 선착순으로 분양한다며 끈질기게 연락해 온 것에 넘어가 여동생과 함께 지식산업센터 8개 호실을 계약했다.
심지어 분양홍보관에서 일하던 분양 직원들 역시 분양대행사의 채용공고를 보고 일반 사무직으로 알고 지원한 청년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는 이들에게까지 지식산업센터를 분양해 24개 호실이 17명의 분양 직원에게 분양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는 치밀함도 보였다. 분양을 받은 사람들에 대해 업체는 사업자등록을 대행해 주거나 상호와 업종을 지정해 사업자등록을 하도록 안내했고, 입주 시점에는 자신들이 선정한 인테리어회사를 통해 사무기기를 설치하고 임대해 실제 입주한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현재 해당 지식산업센터는 대부분 공실이다. 분양받은 사람들이 매달 관리비와 대출이자 부담으로 신음하는 반면 설립업체는 수익금을 배분하고 이미 청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업체가 부당하게 감면받은 지방세에 대해 청산인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해 추징할 예정이다. 법인이 청산하고 없어지면 청산인과 청산금을 배분받은 사람을 납세의무자로 지정해 징수를 할 수 있다.
류영용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탈세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지방세 범칙 사건 조사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얻은 결과로 앞으로도 탈세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라고 전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