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빛 문자로 파문 확산, 원고 측 “결정적 증거 있다”…두 사람, 해당 업체에 “오해 있다” 말한 후 연락두절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2023년 12월 26일 A 씨는 법무법인을 통해 법원에 강경준을 상대로 5000만 원의 상간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을 통해 A 씨 측은 “강경준이 B 씨가 유부녀인 것을 알고도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강경준은 “왜 이런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직 소장을 받지 못했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법원이 강경준에게 소장부본과 소송안내서, 답변서요약표 등을 송달한 것은 2023년 12월 28일이고 강경준이 받은 날짜는 1월 3일이다. 소장을 받기 직전이라 피소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동아닷컴의 연락을 받은 강경준은 “우선 시간을 달라. 나중에 다시 연락하겠다”고만 밝혔다.
강경준과 B 씨는 분양대행업체에서 함께 근무하며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경준이 분양대행업체에서 근무 중이었다는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터라 세간의 충격과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핑크빛 문자 공개되며 상황 급반전
첫 보도가 나온 1월 3일 오후 강경준 소속사 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는 “배우가 오늘 소장을 받은 것까지 확인했다”며 “내용을 보니 서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 순차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장을 언론 보도 직후에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강경준 측이 상간남 위자료 소송 피소를 ‘오해’라고 밝혔지만 상황은 1월 8일 급변했다. 스포츠조선이 강경준과 B 씨가 텔레그램으로 수차례 서로 주고받은 “안고 싶네” “사랑해” 등의 핑크빛 문자 내용을 단독 공개한 것. 심지어 B 씨가 “뭐해요?”라고 묻자 강경준이 “자기 생각”이라고 답하는 대목도 있다.
바로 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는 “회사 내부에서 확인하려 했으나 배우의 개인 사생활 관련 내용이라 답변 드릴 부분이 없는 거 같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는 공식입장을 냈다. 이어 “강경준은 지난해 10월 저희와 전속계약이 만료되어 ‘슈퍼맨이 돌아왔다’ 스케줄을 진행하는 동안 서포트하며 전속계약 연장에 관해 논의 중이었으나 이번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 해결 전까지 전속계약 연장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정 출연하던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제작진은 이미 1월 4일 “강경준의 기촬영분은 없다. 현재까지 촬영 계획도 없던 상황”이라며 “본 사건이 완전히 해결된 후 향후 촬영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출연 보류 입장을 밝혔다.
#원고 측 “결정적인 증거 확보”
흐름이 뒤바뀐 계기는 핑크빛 문자 내용 공개였다. ‘오해’라던 소속사까지 전속계약 연장 논의를 중단했을 정도다. 다만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공개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은 전문이 아닌 일부 내용이 편집된 것이었다. 일부를 발췌해 편집한 내용과 달리 편집되지 않은 전문을 보면 문맥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흔하다. 이에 대해 A 씨 측 변호사는 “어떤 경로로 언론을 통해 공개됐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편집이 된 내용인 건 맞다”라며 “전문을 봐도 내용이 크게 다르진 않다. 법정에서 증거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1월 3일 단독보도에서 동아닷컴은 A 씨 측이 이를 증빙할 증거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밝혔다. 강경준과 B 씨의 부정행위를 입증할 증거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상간자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주로 활용되는 증거로는 메시지와 통신 기록, 공개 장소에서의 만남, 공동 사용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자백서 혹은 음성 녹음 파일 등이 있다. 이미 언론을 통해 텔레그램 문자 내용이 공개됐는데 이외에도 추가 증거가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 묻자 A 씨 변호사는 말을 아꼈다.
법조계에서는 음성 녹음 파일이 가장 결정적인 증거로 알려져 있다. 부부가 대화를 나누거나 다투는 과정에서 배우자가 불륜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 등이 녹음돼 있는 파일이다. 이런 증거까지 확보돼 있는지 묻자 A 씨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안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물론 그런 결정적인 증거가 다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상간자 위자료 소송에서 위자료는 통상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로 결정된다. 5000만 원 이상으로 결정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매우 드물다. 이번 소송에서 A 씨는 강경준을 상대로 50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과거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에 휘말린 연예인인 김세아와 최정원은 모두 1억 원을 청구당했다.
한 법조관계자는 “연예인 등 유명인이 상간자로 지목돼 소송이 진행될 경우 위자료 청구액이 1억 원 이상인 경우가 많다”면서 “유명인이라고 법원에서 더 많은 위자료를 결정하진 않는다. 다만 소송 과정에서 망신주기의 일종으로 높은 금액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준에게 50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한 까닭을 묻자 A 씨 변호사는 “강경준 씨와 B 씨의 부정행위로 인해 받은 피해를 감안해 의뢰인(A 씨)이 직접 결정한 금액”이라며 “의뢰인은 굳이 망신주기를 하고 싶은 의도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분양 일 배우기 위해 분양대행업체 취업
강경준은 왜 분양대행업체에 취업했으며 거기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해당 분양대행업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평소 강경준이 부동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원래부터 분양 일을 배우고 싶었다는 말을 자주 했다. 이에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가 해당 업체에 소개를 해주면서 일하게 된 것”며 “다만 정규직으로 채용돼 사무실에 상근하는 직원은 아니었다. 업무도 단순히 부동산 관련 현장에서의 고객 응대 등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강경준은 2022년 12월 tvN 예능 프로그램 ‘줄 서는 식당’에 출연해 “제주도에서 지금 하고 있는 건 본업 연기가 아니다. 다른 것들을 하고 있다. 건설업, 숙박업을 하고 있고 요식업은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자기 사업을 진행하던 강경준이 2023년 여름 무렵부터 분양대행업체에서 비정규직으로 일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연예인은 홍보 등의 목적으로 임원급으로 채용되거나 지분 투자 등으로 회사에 합류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강경준은 평소 분양 등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 일을 배운다는 측면에서 비상근 비정규직으로 해당 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강경준은 해당 업체에서 6개월 정도 일을 했고 그 과정에서 B 씨와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업체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전혀 몰랐다고 한다. 이들의 관계를 전혀 몰랐던 회사는 두 사람에게 해명과 사태 해결을 요구했으나 모두 “오해가 있다”는 말만 했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후로는 어떤 해명도 하지 않은 채 연락두절된 상태다.
B 씨는 강경준보다 해당 업체에서 오래 근무한 정규 직원이었다. 그렇지만 현재 B 씨는 회사로부터 해고 예고 통보를 받은 상태로 확인됐다. 앞서의 관계자는 “B 씨가 1월 3일 조퇴한 뒤 4일부터 현재까지 회사에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무단결근에 돌입한 뒤 회사 연락도 전혀 받지 않아 해고 예고 통지서까지 전달했음에도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강경준의 경우 비정규직 직원이라 해고가 아닌 퇴직 통보가 이뤄진 상태로 확인됐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