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관제 부문 성장 발판, 세 달째 KT 회선 수 앞서…사업 효율성 아쉽지만 고객 확보 차원에선 긍정적
#통신 3사 중 가장 가파른 가입 회선수 증가
지난 1월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의 ‘2023년 11월 무선통신 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LGU+의 알뜰폰과 기타 회선을 제외한 이동통신 가입 회선 수는 1848만 9562개로 2022년 11월(1569만 8158개) 대비 18% 늘었다. 통신 3사 중 이동통신 가입 회선 수 증가율이 가장 가파르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3049만 5061개에서 3132만 209개로 2.70% 늘었다. KT는 1699만 1667개에서 1717만 5942개로 1.08%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LGU+의 이동통신 가입 회선 수 증가는 IoT 회선 덕분이다. 지난해 11월 LGU+의 MVNO(알뜰폰) 망을 제외한 IoT 회선 수는 650만 4138개다. 2022년 11월(357만 5021개) 대비 81.93% 늘었다. 같은 기간 SKT는 567만 9671개에서 671만 9171개로 18.30%, KT는 185만 2384개에서 225만 4658개로 21.72% 늘었다. IoT 회선에는 차량관제·원격관제·무선결제·기타사물지능 회선이 포함된다.
특히 LGU+는 원격관제 회선 부문에서 크게 성장했다. 2022년 11월과 지난해 11월을 비교해보면 LGU+의 원격관제 회선은 287만 4109개에서 563만 5280개로 96.07% 늘었다. 지난해 LGU+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약 200만 회선 규모의 원격관제 구축 계약을 따냈다. LGU+의 원격관제 회선 수는 통신 3사 중 가장 많다. 같은 기간 LGU+의 차량관제는 24만 5477개에서 31만 4609개로 28.16%, 무선결제는 44만 6584개에서 53만 34개로 18.68%, 기타 회선은 8851개에서 2만 4215개로 173.58% 늘었다.
IoT 회선 증가에 힘입어 LGU+는 지난해 11월 이동통신 가입 회선 수 기준으로 SKT(3132만 209개)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LGU+의 이동통신 가입 회선 수는 KT(1717만 5942개)보다 많다. 지난해 9월 LGU+의 이동통신 가입 회선 수는 1801만 6932개로 KT(1713만 3388개)를 처음 앞질렀다. LGU+와 KT의 회선 수 격차는 지난해 9월 88만 3544개, 10월 125만 6869개, 11월 131만 3620개로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LGU+가 IoT 회선을 토대로 이동통신 가입 회선 수 2위 자리를 세 달째 지키고 있는 셈이다.
#"IoT 회선, 매출 기여 크지 않아"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LGU+의 이 같은 성과를 두고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업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지난해 3분기 기준 LGU+의 무선통신 서비스 ARPU는 2만 7300원이다. 지난해 2분기(2만 8311원)보다 3.6%, 2022년 3분기(2만 9182원)보다 6.4% 감소했다. IoT 회선의 ARPU는 휴대폰 ARPU(약 3만 원대)의 10분의 1 정도로 전해진다. 특히 LGU+가 공격적으로 확장한 원격관제 중 검침용 원격관제 회선의 ARPU는 수백~수천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ARPU가 낮은 IoT 회선이 많은 탓에 매출 기여가 크지 않아 전체 ARPU 감소세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무선 ARPU는 2만 6148원까지 떨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ARPU는 가입자 1명이 낸 무선 통신 요금(단말기 할부 제외)의 평균으로 통신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SKT와 KT의 ARPU도 하락세지만 LGU+의 하락세가 더 가파르다. 지난해 3분기 SKT의 무선 ARPU는 2만 9913원으로 2022년 3분기(3만 633원)보다 2.3% 줄었다. 지난해 2분기(2만 9920원)와는 차이가 미미했다. 지난해 3분기 KT의 무선 ARPU는 3만 3838원으로 2022년 3분기(3만 2917원)보다 2.8% 올랐다. 지난해 2분기(3만 3948원)와 비교하면 0.3% 줄었다. 다만 KT는 ARPU 집계에 IoT 회선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LGU+가 ARPU가 높은 휴대폰 회선 점유율을 대폭 늘리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난해 11월 고객용 휴대폰 가입회선 수 점유율은 SKT가 40.94%, KT가 24.09%, LGU+가 19.51%다. 1년 전인 2022년 11월 점유율은 SKT가 41.98%, KT가 24.85%, LGU+가 20.18%였다. 큰 변동은 없는 셈이다.
#중·장기적으로 어떤 효과 불러일으킬까
IoT 시장은 성장세가 점쳐진다. 아직은 낮은 수준의 스펙이 요구되는 특성상 IoT의 수익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점차 부가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향후 로봇·자율주행·드론·UAM(도심항공교통) 등이 활성화되면 개체 당 ARPU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AIoT(AI of Things·IT 기기가 AI와 결합되는 것) 시장이 커지면 IoT의 부가가치도 자연스레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가입자를 많이 확보해놓으면 향후 여러 가지 파생되는 IoT 서비스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저가의 IoT 회선이라 하더라도 영업 경험이 누적되는 것”이라며 “IoT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된다. B2B 사업 면에서 (회선을 늘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IoT 성장에 발맞춰 LGU+가 선점 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원격관제 외 다른 분야의 IoT 회선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U+는 원격관제를 제외한 차량관제나 무선결제 회선 수에서는 다른 통신사에 뒤처진다. 앞서의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아직은 IoT 시장의 수익 모델이 구축되지 않아 통신 3사가 경쟁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경쟁이 발생한다면 자금 여력에서는 상대적으로 LGU+가 불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올해 1월 기준 통계(오는 3월 발표)부터 과기부는 통계 상단에 IoT 회선을 제외한 순수 휴대폰 가입자 수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 기준에 대해 KT는 사람이 사용하는 회선만으로 이동통신 가입자 통계를 제시할 것을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LGU+는 ‘이동통신가입자 2위 브랜드’ 이미지로 공략하기 애매해진다. 이동통신 점유율이 높아야 소비자나 기업 고객들에게 마케팅하기 용이하다.
이와 관련, LGU+ 관계자는 “5G와 6G 등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휴대폰 외에 IoT 쪽으로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IoT 사업이 기존 고객을 잃으면서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니다. 통신 회선뿐 아니라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다 보면 IoT 시장도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