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대중·노무현 정신 결여…제3지대에서 출마할 것”
유 전 의원은 “지난 29년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난다. 몸이 찢어지는 것과 같은 고통 속에 여러 날을 보낸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룩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자랑스러운 민주 정당, 국회의원과 당원들이 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던 당내 민주주의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무너져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를 비롯해 상당수 국회의원이 도덕성 시비에 걸려 방탄에 집중하다 보니 윤석열 정부의 독주와 국정 실패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주요 개혁 과제에 대한 정책대안도 제시하지 못하여 민생은 실종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유 전 의원은 “저는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이재명 대표를 지지했었다. 억강부약 구호와 기본소득 공약을 믿었고, 정의와 공정의 원칙을 지키는 드문 정치 지도자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4년 전 제가 경선 부정 의혹을 제기했던 일을 빌미로 경선불복 프레임으로 예비후보 자격조차 주지 않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검증위원회의 부당한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이의신청처리위원회는 저에게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고 기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는 아무리 설명해도 ‘당규가 너무 세다’고만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현란하게 오가면서 저주를 퍼붓던 모 의원에게는 당 대표가 직접 전화하여 복당을 요청했던 것과 대비된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지금도 제가 왜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지, 왜 고무줄 검증의 희생자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러한 부당한 사례가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의 지도자가 원칙과 신의를 지키지 못하고 일관성과 명분이 없으면, 당의 공적인 시스템이 무너지고 공정성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예비 후보자로 등록을 못하고 원칙적으로 경선에서 배제된 벼랑 끝 상황에서 두 달 동안 출마 포기와 탈당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저의 출마를 염원한 800여 명이 후보 부적격 판정이 알려졌음에도 1월 7일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주류정치에 밀려 출마까지 봉쇄당하는 상황이지만 바닥 민심에 힘입어 출마를 결심했다. 많은 분이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의 민주당이 아니다, 제3지대에 가서라도 출마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저보다 앞서 용기 있게 기득권 거대양당 독점구조를 허물고 제3지대에서 진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 나서신 분들이 있어 이분들의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 그리고 진짜 민주당을 지향하는 새로운 정당의 후보가 되어 지역구 유권자의 심판을 받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유 전 의원은 “이 결심을 밝히자 하루만에 300여 명의 당원들이 실명을 내걸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좀 더 일찍 결심하지 못했던 저의 용기 부족을 질책하시되 이제라도 행동하는 양심으로 진짜 민주당 건설에 나서기로 결심한 저에게 성북갑 유권자와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