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총액 9억 원 “분위기 추스를 수 있는 적임자”
KIA 구단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범호 타격코치를 새 감독으로 발탁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등 총액 9억 원의 규모였다.
앞서 사령탑 공백 사태를 겪은 KIA였다. 전임 김종국 감독이 부정청탁에 따른 배임수재 혐의를 받았다. 검찰로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결국 구속이 되지는 않았으나 프로야구단 감독이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 구단은 해임을 결정했다.
빠른 후속조치가 필요했다. 감독이 해임된 시점은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를 출발하기 직전이었다. 임시로 팀을 이끄는 진갑용 코치는 캠프를 떠나기 위해 출국하는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다양한 인물이 후보로 오르내렸다. 외부에선 이종범 전 LG 코치, 이동욱 전 NC 감독, 서재응 KIA 전 코치가 거론됐다. 하지만 KIA 구단은 내부 승격으로 가닥을 잡는 듯 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빠르게 분위기를 잡을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진갑용 코치, 또는 이범호 코치가 감독 후보로 급부상했다.
구단의 선택은 이범호 감독이었다. 은퇴 5년차, 1981년생, 만 42세의 젊은 지도자가 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이 신임 감독의 야구계 1년 후배 추신수, 오승환, 김강민 등은 여전히 현역 선수로 활약 중일 정도로 이른 나이에 감독직에 오르게 됐다.
KIA는 "퓨처스 감독 및 1군 타격코치를 경험하는 등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며 "리더십과 소통 능력으로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2019년 현역 은퇴 이후 짧은 지도자 연수 기간을 거쳐 KIA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이어왔다. 길지 않은 지도자 경험에도 그의 지도 능력을 두고 '감독이 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결국 은퇴 5년차만에 프로야구단 1군 감독직까지 오르게 됐다. 꿈꾸던 감독직일 수 있으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KIA는 지난해 부상자가 겹쳐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했지만 전력만큼은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초유의 감독 공백 사태를 수습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범호 신임 감독이 성적과 분위기 수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