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대표 정책…김동연 지사 “청년에게 효율적으로 쓰이도록 개선 검토”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은 지난 민선 7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도입한 사업이다. 경기도에서 3년 이상 거주 중인 만 24세 청년에게 1인당 연 100만 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한다. 하지만 성남시는 관련 조례가 폐지되며 올해 성남시 청년들은 청년기본소득을 받을 수 없다. 의정부시는 조례가 폐지되지 않았으나 시비가 편성되지 않아 청년기본소득 사업을 일시 중지하고 있다.
그동안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은 24세 청년에만 지급하면서 보편성, 무조건성, 정기성과 같은 기본소득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민선 8기부터는 경기도 내 일부 시에서 청년기본소득을 지급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자 형평성, 실효성 논란은 더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장민수 도의원은 경기도의회 제37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김동연 지사에게 “성남시가 (청년기본소득에서) 이탈했고, 쥐도 새도 모르게 의정부시가 또 이탈했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라고 물었다.
김동연 지사는 “청년기본소득은 기본소득 정의에 넣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기본소득은 보편성이나 무조건성이나 정기성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24세 청년에게 한 해 동안 돈을 주다 보니 취지에 딱히 맞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제가 정부 재정을 오래해 봤지만 이렇게 한 번 결정 돼 돈이 수년간 집행되면 고치기 어렵다. 하나는 정책의 일관성 문제, 두 번째는 기존의 정책에 의해서 수혜가 예상되는 기대수익이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올해는 청년기본소득의 전반적인 구조개선에 대한 고민을 할 계획이다. 다만 구조개선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 재원이 다른 데로 가는 일은 없다. 청년을 위해서 쓰되 보다 효율적이고 투자하는 식으로 쓰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24세가 된 청년에게 왜 원타임으로 돈을 줬을까. 아마도 대학을 졸업하고 가장 취업하기 어려운 연령대가 그때여서 그랬을까 싶지만 저는 잘 모르겠다. 이 재원을 청년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은 훨씬 많을 것 같다. 24세 청년뿐 아니라 더 광범위하게도 줄 수도 있다. 예산이 1300억 원이 넘는다. 청년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식으로 관련 단체들과 협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장민수 의원은 민선 7기에 있었던 3급 상당의 청년정책관과 5급 상당의 청년비서관 폐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러자 김 지사는 “민선 7기 도입한 청년정책관과 청년비서관을 검토한 결과 만족스럽게 운영된 것 같지는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금 비서실에 20대 비서관과 30대 비서관도 있다. 젊은 비서관들 얘기를 들으려고 애를 많이 쓰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이런 일에 쭉 대해 왔던 분들과 다른 아이디어를 듣고 싶어서 그렇다. 최근에는 젊은 비서관들과 함께 제가 챗GPT를 활용한 사이버 AI 비서관을 두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선 8기에 들어 김동연 경기지사는 퍼주기보다 분명한 목적과 효율성에 기반을 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예술인 기회소득, 장애인 기회소득 그리고 이번 청년기본소득 구조개선이 대표적이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재명 지우기’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20일 김동연 지사가 자신의 SNS에 “민주당이 위기입니다. 공천과정에서 민심이 떠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누구를 배제’하는 공천이 아니라, 국민평가에 맡기는 ‘누구든 경선’을 해야 합니다. 어부지리의 시간은 이미 지났습니다. 지금이라도 견리사의 자세로 돌아갑시다”라는 글을 남기자 이재명 지지자들은 커뮤티니를 통해 차기 대선 경쟁자 중 하나인 김동연 지사를 향해 험한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