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의 안전성 여부 확인 없는 데다 오남용 경각심 낮아져…HACCP와 건기식 마크 혼동으로 불만 속출도

일반의약품에서 건기식으로 전환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세밀한 복약지도를 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고충을 느끼고 있다. A 씨(56세·여)는 “센트룸은 보편적인 비타민이지만 요즘은 약국에서 복약 설명을 들을 수 없어 아쉽다”며 “‘실버 우먼’과 ‘우먼’ 중에 고민하느라 번갈아 가며 구입한다”고 말했다.
흔히 발포비타민으로 알고 있는 바이엘코리아의 ‘베로카’도 2019년 일반의약품에서 건기식으로 전환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베로카의 건기식 전환에 대해 “멀티비타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유통 채널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따른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베로카는 물에 타 먹는 제형으로, 오남용 경각심은 현저히 낮아졌다. 회사원 B 씨(26세·여)는 “맛이 음료 같기도 해서 여러 번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피곤할 때는 하루에 2~3정을 먹기도 한다”며 “부작용에 대한 언급을 어렴풋이 듣기는 했지만 인터넷에서 사먹다보니 큰 위험이 있겠냐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비타민의 권장 섭취량은 1일 정제 한 알이다.

제약업계 다른 관계자는 "건기식은 식약처에 신고 절차 이후 허가 유통되는 식품이다 보니 의약품과는 효능과 위험성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다"며 "의약품이 건기식이 됐을 경우 식품으로 오인해 과다복용할 수 있고, 효능과 다른 제품을 투여하는 등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약품의 입지가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며 "식약처가 인정한 ‘약’의 효능은 확실히 전문 및 일반의약품에서 투약 횟수나 일자를 맞춰 정하한다. 건기식 시장이 확장된다고 해서 의약품으로 인정받은 ‘약’마저 식품으로 바꾸는 건 오히려 약의 효능을 저평가해 건강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건기식 시장 확대로 파생된 다른 문제도 많다.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 마크와 건기식 마크가 혼동돼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고, 건기식 소분 및 맞춤형 건기식 법제화도 논의가 한창”이라며 “건기식 시장 확장은 이익 창출과 유통 채널의 변화로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건강”이라고 강조했다.
양보연 기자 by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