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들, 병원장·의대 학장 사퇴 요구…강원대 교수 10여 명 삭발
정부가 4일까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이 모두 340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의 증원 목표치인 2천 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23년 말 의대 증원 수요조사에서는 각 대학들이 2025학년도 입시에서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을 증원해달라고 요구했었다.
증원 요구는 비수도권 대학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비수도권 27개 의대가 전체 증원 신청 인원의 72.7%인 247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
의대 증원이나 신설이 1998년 이후 없었던 상황에서 전국의 많은 대학이 이번 기회를 흔치 않은 정원 증원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증원 신청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우선 당초 목표였던 2000명 범위 내에서 대학별 증원을 배분할 계획으로, 3월 중 배정 작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한편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들의 움직임을 강하게 제재하려 하자 의대 교수들의 거세게 반발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원대 교수 10여 명은 5일 의대 건물 앞에서 일방적인 증원 방침에 반대한다며 삭발식을 열었다.
충북대병원의 한 교수는 4일 자신의 SNS에 “(전공의들의) 의사 면허를 정지한다는 보건복지부 발표와 현재 정원의 5.1 배를 적어낸 총장의 의견을 듣자니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사직서 제출을 알렸다.
서울대병원 교수 일부는 4일 열린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긴급 간담회에서 병원장과 의대 학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교수 가운데 77.5%가 전공의 사법 처리에 반발하는 의미의 겸직 해제나 사직서 제출에 찬성했다는 내용의 설문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임의들의 병원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은 전임의의 ‘절반’ 가량이 병원을 떠났다고 밝혔고, 서울대병원은 “절반보다는 적지만 전임의들이 꽤 빠져있는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