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매출 비중 20%에 그쳐, 오프라인 경쟁력도 약화…하이마트 “차별화된 환경 구축할 것”
#온라인에서는 더 작아지는 하이마트
지난 14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하이마트의 장기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단기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가전제품의 온라인 구매 확대와 오프라인 시장의 경쟁 심화로 하이마트의 집객력이 악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하이마트의 국내 가전양판 시장 점유율은 2020년 36.5%에서 2022년 32.7%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삼성전자판매는 29.7%에서 33.8%로, 하이프라자는 26.1%에서 26.4%로 점유율이 올랐다.
하이마트는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하이마트의 온라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에 그친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가전시장에서 온라인 채널 비중은 48.1%다.
실제 현재 하이마트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은 뚜렷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홈페이지와 앱 내에 별도 카테고리로 있는 ‘전시특가’의 경우 하이마트가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지난해 5월 개편하면서 신설한 서비스지만 TV 상품은 아예 없고 냉장고는 지난해 12월 올라온 2개 상품뿐이다. 세탁기 상품 역시 지난해 8월 올라온 상품이 유일한데 이마저도 예약 중인 상태라 구매가 불가능하다.
하이마트는 올해 온라인몰을 개편해 ‘가전 전문 이커머스’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하이마트는 가전제품 구매 이후 수리·클리닝·이전설치·보증보험 등에 대한 상담·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Home) 만능해결 센터’를 온라인몰에 도입한다. 온라인몰에 전시특가 전문관도 만든다. 온라인몰에서도 소비자들이 전문 상담을 할 수 있는 ‘On-OFF 원격 상담 시스템’도 도입한다. 지난해 하이마트는 모회사인 롯데쇼핑에 온라인 개편 관련 용역거래를 맡겼다. 이를 통해 온라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온라인몰 개편은 긍정적이지만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오프라인 시장만으로는 하이마트가 외형을 늘리기 쉽지 않아 온라인 시장도 확장하려는 것”이라며 “하지만 소비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값싼 중국산 제품 경쟁력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은 곧 가격 경쟁력이 좌우한다. 쿠팡 등 가격 면에서 강점을 가진 업체들이 이미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서비스라는 강점으로 얼마나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하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사업을 펼친다. 오프라인 매장으로의 유입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자사 공식 온라인몰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하이마트 입장에서는 위협요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삼성닷컴과 LG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홈페이지에서만 판매하는 전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프라인도 뚜렷한 묘수 안 보여
하이마트는 지난해 8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2022년에는 5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점포를 과감히 정리한 덕을 봤다. 판매관리비도 2022년 8107억 원에서 6700억 원으로 17% 줄였다. 가전제품 제조사와 협상을 통해 매출 원가도 개선했다. 지난해 356억 원의 부가세 환급금이 발생한 점도 흑자 전환에 일조했다.
하지만 매출도 그만큼 줄었다. 하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2조 6101억 원이다. 3조 3368억 원의 매출을 올린 2022년보다 21.8% 감소했다. 하이마트는 2017~2020년에 4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3조 원대로 매출이 줄더니 지난해에는 3조 원대 매출 진입도 실패했다. 올해 매출이 대폭 오를 것이라 예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고물가에 올해도 가전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매출 상승을 위한 뚜렷한 묘수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에는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삼성스토어나 LG전자 베스트샵에 가서 가전제품을 세트로 사려는 수요가 높다. 인테리어를 위해 같은 브랜드 계열로 가전제품을 맞추려는 경향도 있고, 묶어 사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장난감 체인점인 토이저러스가 아마존 등장 이후 어려워져 사업을 접었다.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카테고리 킬러(단일 품목에 특화된 전문소매점)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은 기존 점포의 효율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방에 있는 하이마트 점포의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하이마트는 홈 만능해결 센터를 적용한 점포를 지난해 43개에서 올해 116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체브랜드(PB) ‘하이메이드’도 올해 재단장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하이마트 관계자는 “4월 중 별도의 카테고리로 있는 전시특가와 전시상품 기획전을 일원화해 온라인 전문관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상품 수도 기존보다 대폭 확대할 예정”이라며 “하이마트만의 상품과 서비스를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차별화된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