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44’ 디자인 나치 친위대 ‘SS’ 로고와 유사…팬들 주문 제작 금지하고 대체 디자인 개발 예정
1929년 설립된 SS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 행위에 가장 많이 가담해 악명이 높았으며, 친위대의 구성원은 게슈타포(비밀경찰) 요원부터 강제수용소 경비원까지 다양했다. 이들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던 강제 수용소를 관리하는 것이었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역사학자인 마이클 쾨니히였다. 숫자 4를 나란히 배열한 모양을 지적한 그는 X(옛 트위터)에 “역사를 감안할 때 유로2024 홈경기에서 이런 유니폼을 착용한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라고 썼다.
이런 논란이 불거지자 아디다스 측은 즉시 대응했다. 축구팬들이 등번호 44가 새겨진 유니폼을 주문 제작하는 것을 금지하고 나서는 동시에 나치 상징과의 유사성 역시 결코 의도한 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아디다스’의 올리버 브뤼겐 대변인은 BBC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형태의 외국인 혐오, 반유대주의, 폭력 및 증오에 반대한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숫자 디자인은 독일축구협회(DFB)와 협력사들과 함께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지자 독일축구협회 역시 X에 올린 글을 통해 “유니폼 디자인은 사전에 UEFA의 검토를 받았으며, 당시 관련 당사자 가운데 누구도 나치 상징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논란을 의식한 듯 숫자 4에 대한 대체 디자인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24개국이 맞붙는 유로2024 대회는 오는 6월 14일부터 7월 14일까지 베를린을 비롯해 독일 10개 도시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