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받으면 반년 사용…세피아톤 풍경화 그리는데 딱
그가 물감 대신 소똥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잠시 농장에서 일하던 2012년이었다. 축사에서 일하는 동안 자연히 소똥을 접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세피아 톤을 얻기 위해 소똥을 용기에 담아 물에 희석해서 사용하는 그는 “먼저 건조하고 부드러운 붓질로 스케치를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밝은 부분을 표현할 때는 물에 희석한 똥을, 마지막으로 어두운 색감을 표현할 때는 물에 섞지 않은 된똥을 사용한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소가 배설을 하는 즉시 바로 그 자리에서 똥을 받아오기 때문에 양동이를 소의 직장 바로 아래에 놓아두곤 한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소똥이 얼마나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단 두 번만 변을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정도 양이면 최소 반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이다”라고 했다.
그가 그리는 그림의 주제는 대부분 주변의 시골 풍경과 농장 풍경이다. 특히 소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이며, 이 밖에도 트랙터와 여러 종류의 농업 장비, 비옥한 들판, 마을의 집들을 그린다. 때로는 자화상도 그린다.
그렇다면 혹시 그림에서 악취가 나는 건 아닐까. 이에 대해 헤르틀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다만 물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의 이야기다. 소똥이 다 마르기 전까지는 냄새를 참아야 한다. 헤르틀은 “축축한 상태에서는 약간 냄새가 나긴 하지만 완전히 마르면 더 이상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소똥 냄새가 캔버스에서 사라지는 데는 며칠이 걸리며, 종이에서는 최대 2주가 걸린다”고 덧붙였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