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내년 2월께 최종심, 이재명 위증교사 하반기 1심 선고 전망…당선 후 법사위로 갈지도 관심
2024년 2월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김진하·이인수)는 조국 대표의 사문서위조,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조 전 장관의 항소를 기각했다. 2023년 2월 1심에서 받은 징역 2년의 형량과 추징금 600만 원을 그대로 유지키로 한 것.
조국 대표는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다투면서 “문제가 되는지 몰랐다. 범죄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 번 대국민 사과를 했고, 검사의 논리에 수긍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송구하다”라고 2심 결심 공판에서 ‘일부 인정’하는 듯한 발언은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반성 없는 유감표명이라고 보고, 1심에서 선고된 실형(징역 2년)을 유지키로 했다.
1심과 2심 모두 유무죄 판단과 양형까지 동일하게 본 상황.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에서 크게 뒤집힐 부분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연스레 대법원 선고 시점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대법원은 선고를 하는 데 1년여가 걸린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상고심은 사건을 처리하는 데 지난해 평균 11.7개월이 소요했다. 2018년에는 4.5개월, 2019년 6.1개월, 2020년 6.2개월, 2021년 8개월이 걸려 사건 처리가 점점 지연된 것이다.
2024년 2월 2심 선고가 나왔기 때문에 이를 일반적인 사건 기준으로 적용하면 2025년 2월에 대법원 선고가 나올 수 있다. 그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징역 2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구속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출연해 실형이 확정될 경우를 상정하며 “감옥을 가야한다”며 “그동안 재판받느라, 정치하느라 못 읽었던 책 읽고 팔굽혀펴기 하고 스쿼드 하고 플랭크 하고 이러면서 건강관리 열심히 해서 나올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 활동이 상당 기간 정지된다. 이번에 당선될지라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는 동시에 국회의원 직을 잃고 정당법과 국회법에 의해 당 대표직도 유지할 수 없다. 2년의 수감 기간이 끝나도 그 후 5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돼 공직에 나설 수 없다.
조국 대표에 비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성남 FC·백현동 사건 외에도 대북송금 사건 관련 제3자 뇌물죄 혐의, 2018년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 관련 위증교사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대장동 사건과 대북송금 사건의 경우 자료가 방대하고 증인 규모도 커서 연내에 1심 선고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위증교사 혐의 사건은 다르다.
위증교사 사건은 이 대표가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받는 과정에서 증인 김 아무개 씨에게 ‘본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줄 것’을 요구하며 거짓 증언을 부탁했다는 내용이다. 위증교사 사건은 김 씨에게 위증을 요구하고 원하는 진술 요지까지 보내 준 내용 등에 대한 녹취록까지 있어 이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 법원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검찰이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에 제출한 위증 교사 수사 기록은 6권으로 총 3000쪽 분량이다. 판사들 표현으로 ‘하루면 읽을 수 있는 양’인데, 이 대표가 기소된 대장동·위례·성남 FC·백현동 사건 수사 기록의 10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이 사건에 대해 이재명 대표 측은 “병합해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두 사건의 쟁점이 완전히 다르고 핵심 관계인들도 섞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분리해 진행키로 했다. 법원이 위증교사 사건만 따로 떼어내 재판을 진행키로 하면서 빠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위증교사 사건의 경우 공판을 적게는 1번, 많아도 3~4번만 열면 사실 판단이 나온다”며 빠르면 오는 8~9월, 늦어도 하반기에는 1심 선고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재판은 3차례 진행됐는데, 다음 재판은 총선 후인 4월 22일로 예정돼 있다. 검찰 측의 증인 신청 등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재판이 3~4회가량은 추가로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다. 2024년 안에 1심 선고가 나오면, 2심과 대법원 판단까지 나오는 데 길어도 2~3년 안에는 끝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법원 출신의 한 변호사는 “1~2년 사이 대부분의 대법관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이럴 경우 대법관 구성이 보수화 되게 된다”며 “정치적인 점을 고려하지 않고 판단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대법관들은 알게 모르게 그런 정치적인 변수도 고려를 하기 때문에 대선 관련해서 ‘사전 판단’이 빠르게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가 법사위에서 법원을 압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조국 대표는 검찰 개혁을 내건 만큼 직접 법사위로 들어갈 수 있는데 그럴 경우 법원이 사건 처리에 있어 압박이라고 느낄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법원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법사위에서 국정감사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법원은 늘 국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며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법사위에 오게 된다면 법원행정처 입장에서 법원 행정을 위해 국회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눈치를 보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