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실천·출산 장려금 지급으로 브랜드 평판 상승…실적 악화·인사 불만 등은 풀어야 할 숙제
![이중근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부영그룹의 다양한 ESG 활동이 기업 브랜드 평판을 높이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418/1713405925515363.jpg)
이중근 회장의 복귀 후 부영그룹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32개국 83명에게 장학금 3억 4000만여 원을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소외계층에 10억 원 기부 △KAIST 기숙사 리모델링 지원 △라오스에 버스 1200대 기부 △공군 체육 시설 개선에 28억 원 지원 등을 진행했다.
앞서 이중근 회장은 지난해 6~8월 고향인 전남 순천시 운평리 주민 280여 명에게 최대 1억 원씩, 초·중·고 동창생 160여 명에게 5000만 원씩, 순천 동산초등학교 동창생 10명에게 1억 원씩 나눴줬다. 부영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기부한 금액은 약 2650억 원, 그룹 차원의 기부는 약 1조 1000억 원이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출산장려금 정책은 큰 관심을 끌었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 2월 5일 시무식을 통해 2021년 이후 출산한 임직원 자녀에게 1명당 1억 원씩 출생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셋째 출산 시에는 본인 희망에 따라 영구임대주택도 제공한다. 이외에도 △자녀 대학 학자금 지급 △직계가족 의료비 지원 △자녀 수당 지급 등의 복지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이 비춰지면서 부영그룹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국내 건설회사 브랜드평판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부영그룹은 지난해 12월 16위에서 지난 3월 4위로 뛰어 올랐다.
![부영의 기업 브랜드 평판이 한껏 높아졌지만, 이중근 회장(오른쪽)은 실적 개선과 직원·입주자 불만 해결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임준선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418/1713406016182199.jpg)
현장직 직원들의 불만도 있다. 통상 건설사 현장직은 사무직보다 수당을 더 많이 받는다. 여기에 지방 파견 시 교통비와 숙소 등을 제공받기도 한다. 부영그룹 현장직도 사무직보다 수당은 더 많지만 현장으로 발령 난 직원들에게 현장 체류비·교통비·통신비 등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 발령으로 숙소를 제공받아도 관리비·공과금은 모두 본인 부담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부영에는 노동조합이 없다. GS건설·대우건설 등 상위 건설사 대부분 노조가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통상 직원들은 노조를 통해 사측과 임금 협상을 진행하고 필요에 따라 복지를 추가한다. 노동조합이 없는 부영그룹 직원들의 불만은 하소연에 그치고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임금체계에 대해서는 경영상 이유로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전했다.
부실시공 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전남혁신신도시에 위치한 '사랑으로 부영3단지' 아파트는 2018년 입주 이후 부실 공사 문제가 불거져 세 차례 보수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7년 준공된 동탄2신도시 내 ‘부영사랑으로’ 아파트는 하자보수 신청이 8만 건에 육박하기도 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하자가 있었던 부분은 다 보수 처리했다”며 “부실시공에 대해서는 당일에 처리하자는 주의로 최대한 빠르게 보수를 도와드리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부영호텔 신축공사 현장. 사업기간은 2020년 1월~2025년 8월이지만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사진=박찬웅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418/1713406078949085.jpg)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 급감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부영그룹의 분양수익은 2020년 2조 2251억 원에서 지난해 4129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부영주택은 8월에 경남 창원시 부산신항 7블럭에 위치한 ‘부산신항 마린애시앙’을 분양한 것이 전부였다. 2020년 이후 분양한 주택은 총 4건에 불과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영주택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93위로, 2022년 35위에서 58계단 추락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주택이나 상가의 분양 일정 계획이 없다. 이 같은 흐름이 계속 되면 분양수익은 올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마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골프장이나 호텔 수익도 지지부진하다. 부영주택의 지난해 골프장·호텔 수익은 3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억 원가량 축소됐다. 무주덕유산리조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5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50억 원 늘었지만 리조트 운영원가와 판매비 및 관리비 증가로 영업손실 상태다. 오투리조트는 지난해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부동산 개발 사업은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계획대로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아세아 아파트 부지’는 3월 ‘용산 지구단위계획 및 아세아아파트 특별계획구역 세부 개발계획 결정 변경안’이 확정되면서 착공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부영그룹은 2014년에 국방부로부터 이 부지를 3260억 원에 매입한 바 있다. 다만 아세아 아파트 부지는 당초 2021년 6월 착공해 2025년 6월 준공이 목표였던 것으로 봐서는, 올해 착공을 시작해도 2028년에야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부영그룹이 같은 해 국방부로부터 1200억 원에 매입한 한남근린공원 부지도 변화가 감지된다. 서울시 요청으로 부영그룹은 사업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다. 부영그룹이 해당 부지에 고급주택을 지으려 했으나 서울시가 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이외 △서울 중구 소공동 부영호텔 건립 △서울 금천구 대형종합병원 건립 △인천 송도테마파크 △성수동 특별계획구역 호텔·주상복합 건립 △제주도 중문 호텔 건립 등 굵직한 랜드마크급 개발 사업은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분양사업은 계획을 수립 중이다. 건설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시점을 보고 있다. 현재는 임대사업과 임대사업에서 전환되는 분양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부동산 개발 사업도 현재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