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알려진 주식 외에 53만여 주 더 보유 정황…총 29억여 원으로 김 여사 예금 자산의 78%
![2023년 12월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419/1713484222595155.jpg)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측은 “수사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가 담당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사건 핵심인물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2021년 12월 기소했지만, 김 여사에 대해서는 4년째 한 차례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일요신문은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을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다(관련기사 계좌 봤다면 간단한 것을…김건희 부실수사 논란 새로운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작전 선수 이 아무개 씨가 보유하고 있던 컴퓨터로 작성된 ‘우호 지분 명세’ 문서. 2번 항목에 ‘김건희, 동부증권 청담동 지점, 65만 주’라고 쓰여 있다.](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419/1713484583056608.jpg)
관련 내용은 김 여사가 신한투자증권 계좌를 맡겼던 주가조작 1차 작전 ‘선수’ 이 아무개 씨가 갖고 있던 문서들을 통해 밝혀졌다. 각각 자필 문서와 컴퓨터로 작성한 문서였다. 두 문건에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대량 보유한, 이른바 ‘전주’로 추정되는 이들의 이름이 주식보관기관, 주식수량과 함께 표로 정리돼 있었다. 두 문서 간 이름과 수량 등 내용은 모두 일치했다. 워드 문서에서는 머리말에 ‘우호 지분 명세’라고 적고 있었다.
이 문서는 이 씨가 권오수 전 회장으로부터 주식 시세조종을 의뢰받고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씨에 작전 성공에 대한 보수나 실패했을 때 보상책을 강구해주는 과정에서 쓴 것으로 추정된다.
권오수 전 회장 측 변호인 “‘(전략) 낮에 다시 만나서 (권오수 전 회장이) 주변 지인들을 적어주면서 그 사람들로부터 수익의 30~40%를 책임지고 받아주겠다고 했습니다’ ‘OOO, XXX, OOO, XXX, OOO, XXX 일단 그렇게 생각이 납니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지요.”
이 씨 “예.”
(2022년 5월 27일 공판 중)
검사 “권오수 전 회장이 수익의 30~40%를 받아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 주변 지인 중 생각나는 사람은 누가 있나요.”특히 이 문서엔 김건희 여사가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김건희, 동부증권 청담점, 65만 주’라고 적혀있었다.
이 씨 “OOO, XXX, 김건희. 사실은 기억이 그 정도 나고요.”
(2022년 4월 22일 공판 중)
도이치모터스의 사업보고서 등에 공개된 주주 현황과 비교한 결과 이 씨가 보유한 문서들의 ‘주요 주주 현황’ 시점은 2009년 12월 31일로 보인다. 그렇다면 김 여사의 ‘동부증권 65만 주’ 보유 시점도 2009년 12월 31일 이전이 유력하다. 당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이 시작된 이후다.
앞서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김건희 여사의 2009년 12월 말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신한투자증권 계좌에 있던 11만 4240주가 전부였다. 도이치모터스 자회사 두창섬유로부터 장외매수해 팔고 남은 주식 잔량, 도이치모터스 주요 주주들과의 통정거래로 매수한 주식, 유상증자·무상증자로 배정 받은 주식 등이었다. 이 과정에서 매수금액으로 약 3억 4000만 원 정도가 사용된 것으로 계산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작전 선수 이 아무개 씨의 자필 문서. 세 번째 줄에 ‘김건희 동부증권 청담점 65만’이라고 적혀 있다.](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419/1713484769349902.jpg)
그런데도 지난 대선 기간 알려진 것처럼 이후 김 여사는 선수 이 씨에 신한투자증권 계좌를 맡겨 2010년 1월 12일부터 29일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57만 5760주를 추가 매집한다. 이때 매수금액은 14억 7792만 원이다. 앞서 주식 매수액과 합치면 총 29억여 원 수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하면서 2018년 신고한 ‘고위공직자 정기재산 공개’ 내역을 보면 김건희 여사의 부동산 제외한 예금 자산은 50억 4133만 원이었다. 그런데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재판부에 제출한 종합의견서에 따르면 김 여사의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 관련 실현차익은 13억 1149만 원이었다. 따라서 역산해보면 2009년 말 김 여사의 부동산 제외 예금 자산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37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김 여사는 본인 예금자산의 78% 정도를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몰빵’했다고 볼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본인 예금 중 70%가 넘는 금액을 코스닥 한 종목에 투자한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주가가 오른다는 확신이 없으면 내리기 쉽지 않은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