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정책 달라” 냉장고 구매자 환불 거절…취재 이후 “오안내, 제품 회수할 것”
코스트코 코리아(대표 조민수)는 한국에서 창고형 대형마트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최근 회계연도 기준(2023. 8 GAAP 개별) 매출액은 6조 677억 6362만 원, 영업이익은 1887억 원으로 동종업계의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이 매출액 3조 727억 원, 영업이익 930억 원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앞서는 수치다.
코스트코의 특징으로는 회원제, 낮은 가격, 환불 정책 정도를 들 수 있다. 코스트코는 회원제를 운영하며 연회비를 받는 대신 그만큼 상품 마진을 극소화해 회원에게 낮은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지속적인 가격 하락 압박에 스타벅스 전 CEO 하워드 슐츠가 코스트코 창업자 짐 시네갈에게 “너 자신을 가격 경찰(Price police)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했다는 일화도 있다.
미국 연회비는 개인회원 60달러, 이그제큐티브 회원 120달러 수준이며 한국에서는 개인회원 3만 8500원, 이그제큐티브 회원 8만 원의 연회비를 받고 있다. 매년 증가하는 매출액을 보면 연회비가 있음에도 코스트코 회원들의 충성도는 상당히 높은 편으로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환불 정책이다. 코스트코는 ‘상품 보증제’라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상품구입 후 상품에 대해 만족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전액 환불’ 해주는 제도다. 다만 TV, 컴퓨터, 태블릿 PC, 카메라, 냉장고 등 일부 제품은 구매 후 90일 이내에 환불이 가능하다. 이외의 제품은 기한 없이 환불하고 있다.
코스트코의 환불 정책은 전 세계 850여 매장에서 동일하다. 과감한 환불 정책과 낮은 가격은 코스트코를 세계 최상위급 창고형 할인마트 및 유통기업으로 성장시킨 동력이다. 코스트코(미국)의 시가총액은 5월 14일 기준 3443억 달러(471조 원)로 월마트(4823억 달러)의 이어 이 분야 세계 2위권이다.
낮은 가격과 제품을 끝까지 책임지는 코스트코의 환불 정책은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얻었다. 코스트코 창업자 짐 시네갈은 2011년 미국 시애틀타임스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매장은 한국에 있다며(코스트코 양재점) “한국은 환상적이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상하이 코스트코가 매출액 신기록을 찍긴 했어도 여전히 코스트코 코리아의 매출은 무시 못할 수준이다. 그런데 이런 코스트코 코리아에서 최근 자사의 정책에 반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코스트코 고객센터는 5월 13일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냉장고를 환불하려는 회원에게 “환불이 안 된다”며 환불을 거절했다.
고객센터는 “제품을 만든 제조사에 먼저 환불을 문의, 접수하라”고 했다. 이 답변을 들을 회원이 제조사에 환불을 접수하려 했지만 제조사 측은 자신들에게 구매하지 않은 제품에 대해 환불 접수를 받지 않았다.
다시 회원이 “제조사에서는 환불 접수를 받지 않는다”라고 하자 코스트코 고객센터는 “제조사 반품 기준에 따라 설치가 끝난 제품은 환불이 불가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코스트코 정책은 환불이 가능하나, 제조사 기준에 따라 반품이 불가하다. 이미 안내가 됐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회원이 자신은 코스트코와 거래한 것인데 왜 코스트코 정책이 아닌 제조사 정책을 적용하는지 물었지만 고객센터는 “코스트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환불 정책이 다르다. 제조사에서도 환불이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라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고객센터의 대응은 코스트코의 환불 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주장이다. 먼저 코스트코에서 결제한 제품의 환불을 해당 거래와 무관한 제조사에서 받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지만 무엇보다 제조사의 반품 기준이 코스트코의 환불 정책을 우선하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13일 “고객센터에서 왜 그런 답변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치한 제품도 90일 이내에 환불이 가능하며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의 환불 정책은 동일하다”라고 확인해 줬다.
취재가 시작되자 코스트코 고객센터 측은 “오안내였다. 환불이 된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면서 “환불 정책이 다르다고 했던 건 설치를 나가는 팀과 회수를 나가는 팀이 다른 경우가 있어서 그 과정이 다르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환불 접수를 제조사에 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코스트코 고객센터는 “반품 요청이 어떤 결함이나 불량 때문인지 감안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AS를 안내했던 것”이라며 “회원이 원하는 시간에 제품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