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하고 제2부속실 설치해야…한동훈 향한 비난은 그를 다시 불러내는 행위”
―한 지역구에서 민주당 3선, 국민의힘 3선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이라고 한다. 기회를 주신 부산 사하구을 시민 분들께 감사하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당리당략이나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익적 차원에서 지역 주민을 위해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성실한 모습, 진실한 모습을 보여드린 게 통하지 않았나 싶다.”
―당대표 대신 국회부의장직에 도전했는데.
“당내 최다선이다 보니까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 당대표보다는 국회부의장이 맞다고 본다. 국민의힘이 원내 제2당이니까 국회부의장 임무를 수행하고 싶다. 부의장으로서 여야가 협치하고 의회민주주의를 정착시키도록 앞장서고 싶다.”
―여당 몫 부의장도 더불어민주당 부의장 후보(이학영, 4선) 선수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온다.
“민주당처럼 국회 관례를 따르지 않게 된다면 3선, 재선, 초선까지 국회의장을 하겠다고 해도 된다는 것 아닌가. 21대 국회에서 선수·연장자 순으로 국회의장직을 맡았던 관례에 따라 정진석 정우택 의원이 부의장직을 했다. 이 관례에 따르면 이번엔 내 차례다. 또 민주당이 국회의장·부의장 후보에 각각 우원식(5선) 이학영(4선) 의원을 선출했다. 민주당 몫이 도합 9선이다. 이에 맞서려면 최다선이 부의장을 맡아야 밀리지 않으면서 협치를 할 수 있다. 국회는 선수 위주로 돌아간다. 4선이나 5선 의원이 한다면, 의장한테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총선 참패 후 국민의힘이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했다는 자조가 나온다.
“그 표현은 한국 정치사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자민련은 집권한 적도 없고, 100석을 넘긴 적도 없다.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이자, 100석을 넘긴 정당이다. 자민련과 질적 양적으로 차이가 있다. 승자 독식 소선구제에서 기인한 문제다. 지역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얻은 득표율 차이는 5.4%포인트(p)에 불과하다. 반면 의석수에선 1.8배 차이가 난다.”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참패 이후에도 바뀌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하면서 어쨌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그런데 여전히 일부 사안에 대해선 국민적 요구나 열망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걸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윤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가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꼬여 있는 매듭을 풀고 가야 하는데, 풀지 못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모습들은 국민께 긍정적이진 않다. 다만 활동을 보면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 등에 참석한 것이다. 인도주의적 차원인 모습까지 비난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김건희 여사가 공식 기구를 통해서 움직여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실은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고, 제2부속실을 설치해야 한다. 그래야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있다. 특별감찰관은 문재인 정부가 못한 일이다. 윤석열 정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전 정부와 똑같은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실 특별감찰관은 국회에서 추천해야 된다. 국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야가 협의해서 빠르게 선임해야 한다.”
―야권이 최근 검찰 인사를 두고 “김건희 방탄용 물갈이”라고 주장한다.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국민 눈높이와 대조되는 결과가 나오면, 굉장히 거센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검찰총장도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며 원칙 수사를 강조했다. 수사를 연속성 있게 잘할 것이다. 수사가 미흡하면, 거대 야당이나 국민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거대 야당이 특검법을 남발하고 있다. 사안 생길 때마다 특검 이야기하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 민주당은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하라고 공수처를 만들었다. 공수처가 채 상병 관련 사건 수사하고 있다.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수사 결과가 미진하면 여야 합의해서 특검하면 되지 않겠나. 김건희 특검 주장하는 사람들이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논란에 대해선 왜 침묵하고 있는지 답해야 한다. 문제를 공정하게 봐야 한다. 김건희 여사 특검 받으면, 김정숙 여사도 같이 받을 의향인지 되묻고 싶다.”
―안철수·유의동·김웅 의원은 ‘채 해병 특검법’에 찬성표 던지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은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개인적 의견 피력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당론이 정해졌을 때는 당 구성원으로서 고민할 부분 있지 않나 싶다.”
―‘채 해병 특검법’ 재의결 결과를 전망해 본다면.
“안철수·유의동·김웅 의원 말고 나머지는 찬성표를 던지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낙선 낙천자들이 5월 28일 국회 본회의에 얼마나 참여하는지가 미지수라 전망하기 어렵다. 다만 특검은 거대 야당이 독단적으로 만든 법이다. 독소조항도 있다. 이태원 참사법처럼 여야가 합의해서 서로가 원만하게 처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독소조항 해결된다면 ‘채 해병 특검법’에 찬성표 던지겠나.
“당연히 찬성표를 던진다. 다만 특검을 한다고 해서, 그 목적대로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옷 로비 사건, 한국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특검했으나 혐의 입증 실패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대통령 측근 비리 △철도공사 러시아 유전 개발 △삼성 비자금 등도 혐의 입증 실패했다. 야당이 채 상병 특검 거부했다고 탄핵 엄포를 놓고 있는데, 결국 특검 의도가 굉장히 불순하다. 이걸 통해서 정치적 데미지를 주려는 것이다. 여당 의원들이 불순한 의도를 명백히 알면서 찬성하는 건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국민의힘 총선 백서를 두고 친윤계와 친한동훈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언론에서 갈등을 만들어낸 거 아닌가 싶다. 패배 책임은 냉정하게 보면, 우리 국민의힘 소속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정치 초보라 낯선 환경이었다. 주변 지도부에서 총선 전략에 대해서 제대로 된 조언을 해줘야 했다. 대통령실도 책임이 있다. 책임 비중을 따지자면 한동훈 30%, 대통령실 30%, 국민의힘 30%다. 특정 인물 책임으로 몰아붙이는 건 옳지 않다. 네 탓이오가 아니라, 내 탓이오 하는 것이 국민들 봤을 때 좋지 않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도 갑론을박이다.
“개인 자유 의지이지만, 정치를 계속하려면 적극적인 행보를 하지 않겠나. 일부 정치인들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향해 비난 쏟아내고 있는데, 그건 한 전 위원장을 불러내는 행위다. 비난함으로써 자꾸 여론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이나 당원들 입장에선 한 전 위원장이 빨리 나와서 해결하라고 할 정도로 불러내고 있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중국 정부가 공식 항의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서 도서로 명시했다. 중국 관료들이 북한에 들어갈 때 한국에 허락받아서 들어가는지 되묻고 싶다. 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우리 국민에게 통제를 가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우리나라를 얕잡아 보는 건 아닌가. 중국 공산당 독재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삼권분립 국가다. 정부와 국회가 엄연히 다르다. 정부가 국회를 통제할 수 없다. 중국은 민주 국가 시스템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항의하려면, 한국 정부가 아니라 국회에 해야 하지 않나. 특히 미국은 전직 고위 공직자로 구성된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했다. 중국은 미국에 왜 말을 못 하나. 대표단 안 보낸 한국에 항의하는 건 지나치다. 우리나라를 얕잡아 보는 건 아닌가. 엄밀히 따지면 내정 간섭을 하고 있는 것이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