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는 이원석 총장, 차장검사는 이창수 지검장 의중 반영…“조직 안정 도모” 평가
#서울지검 1~4차장검사 '예상대로'
언론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관련 수사를 담당 부장검사들의 유임이다. 김승호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장(사법연수원 33기)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최재훈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34기)이 유임됐다. 대신 1~4차장검사 모두 검사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생긴 공석에는 ‘예상대로’ 인사가 이뤄졌다. 수사팀을 지휘하는 중앙지검 1차장검사에는 박승환 법무부 정책기획단장(32기)이, 4차장검사에는 조상원 대구지검 2차장검사(32기)가 각각 배치됐다.
1차장검사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4차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지휘하고 있는데 1차장검사로 임명된 박 차장검사는 2019년 8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을 당시 대검찰청 범죄수익환수과장을 지낸 바 있다. 2022~2023년에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을 맡았다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8개월 만에 다시 중앙지검에 돌아오게 됐다.
4차장검사로 임명된 조 차장검사는 검찰 내부에서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함께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일하며 호흡을 맞춘 적도 있고, 이창수 서울지검장이 성남지청장이었던 시절 성남지청 차장으로 함께 일한 바 있다. 이창수 지검장이 직전 전주지검장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하던 이승학 전주지검 형사3부장은 이번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을 맡게 됐다.
김건희 여사 사건을 수사 중인 부서의 부장검사 인사는 빠른 사건 처리를 위해 유임을 원했던 이원석 검찰총장의 의중이, 차장검사 인사는 이창수 지검장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인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인사를 앞두고 여러 얘기들이 나왔지만 결국 예상대로 이뤄진 지점이 있다”며 “검사장급 이상 인사 때와는 다르게 이원석 총장과 각 지검장들의 입장도 고려해 이뤄진 인사로 보인다. 검사장급 인사 때 지나치게 물갈이를 했다가 여러 말이 나왔던 것을 고려해 조직의 안정을 도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1세대 특수통 가고 기획통 중용?
또 다른 이번 인사의 특징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부터 중용됐던 특수통들이 상대적으로 비주요보직으로 발령이 난 것이다. 윤석열 정부 초기 야당 인사들 수사를 담당했던 엄희준 대검찰청 반부패기획관(부천지청장), 김영철 대검 반부패1과장(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강백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성남지청 차장검사)이 모두 법무부-대검-서울중앙지검이 아닌 곳으로 발령이 났다.
대신 검찰의 가장 강력한 칼을 상징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은 형사5부를 이끌었던 이준동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4기)가 맡게 됐다.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사건 등을 이끌게 됐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인사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한동훈 3차장검사 시절부터 검찰 내 모든 요직을 차지했던 특수통들이 좌천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덜 중용되고 형사나 기획 파트 경험이 많은 검사들이 중용된 것”이라며 “이원석 검찰총장 후임 인사까지 지켜보면 더 정확하게 윤석열 정부 시즌2 인사가 읽힐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