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선 대표, 건설사 맡았지만 실적 부진…스코리아필즈공원 사업은 주민 반발 거세
#합병됐다가 다시 분할, 다른 이유 있나?
고 서홍송 대명소노그룹 창업주는 슬하에 장녀 서경선 대명건설 대표, 장남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 차녀 서지영 (주)민기 대표, 1남 2녀를 뒀다. 서홍송 창업주는 2001년 별세했다. 이후 서 창업주의 아내 박춘희 소노인터내셔널 명예회장과 전문경영인들이 대명소노그룹을 이끌어왔다.
현재는 서준혁 회장으로 사실상 승계가 완료됐다. 서준혁 회장은 2018년 대명소노그룹 부회장에 취임한 데 이어 2023년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에 취임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서 회장이 사실상 대명소노그룹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서준혁 회장의 누나인 서경선 대표는 대명레저산업 부사장, 대명TP&E 사장 등을 거쳐 현재 대명건설 대표를 맡고 있다. 대명건설은 2021년 3월 소노인터내셔널에 흡수합병됐다가 2023년 2월 다시 인적분할됐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서경선 대표는 2020년 8월 대명건설 대표에 취임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대명건설을 흡수합병하면서 서 대표도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이후 대명건설이 2년 만에 다시 분할되면서 서 대표도 대명건설 대표에 재취임했다.
대명건설 재분할 이후 재계 일각에서는 서경선 대표가 대명건설을 중심으로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됐다. 대명소노그룹에 따르면 대명건설은 ‘박춘희 명예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 역시 박 명예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자사주를 제외한 지분 전량을 소유하고 있다. 가족 간 합의만 있으면 계열분리가 가능한 셈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대명건설 분할 당시 “경영 효율성과 전문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의 분석은 달랐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대명건설의 인력이나 시스템은 소노인터내셔널과 별도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열분리 수순을 밟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대명소노그룹은 과거 경영권과 관련해 소동이 일기도 했다. 차녀인 서지영 대표는 2010년 박춘희 명예회장과 서준혁 회장을 상대로 상속분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홍송 창업주 별세 후 그의 지분은 가족 간 협의에 따라 박춘희 명예회장과 서준혁 회장 두 명에게 상속됐다. 서지영 대표는 당시 미성년자였고, 법정대리인인 박 명예회장이 상속권 포기를 대리했다. 이 과정에서 서지영 대표는 박춘희 명예회장이 특별대리인 선임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지영 대표는 소송 5일 후 소를 취하하면서 결국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대명건설은 계열분리설에 선을 긋고 있다. 대명건설 재분할에 대해 대명건설 관계자는 “건설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건설 관련 각종 자격 및 현장 경험이 풍부한 고임금의 기술 인력을 필요로 했으나 합병된 회사의 주력 사업인 서비스업을 기준으로 기준임금이 책정되다 보니 건설업 시장 임금 대비 낮은 임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어 우수인재 유치에 상당한 애로가 있었고, 기존 인력의 이탈도 심화됐다”며 “합병 전 대비 매출액도 감소하는 등 외적인 사업 부진도 심화됐고, 이러한 내적 외적 문제 해소 및 건설업으로서의 체질 강화를 위해 건설부문에 대한 법인 분할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명건설의 실적은 신통치 못하다. 대명건설은 지난해 매출 1974억 원, 영업이익 71억 원을 거뒀다. 대명건설은 소노인터내셔널에 합병되기 전인 2020년 매출 3241억 원, 영업이익 108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나마도 대명건설의 지난해 매출 1974억 원 중 54.46%인 1075억 원이 소노인터내셔널로부터 발생했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대명건설의 주요 사업은 오피스텔 같은 상업시설 및 특수시설 건설, 토목 시공 등이다. 그런데 최근 분양 경기가 좋지 않아 오피스텔 미분양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오피스텔 발주처가 대명건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건설은 지난해 분할 과정에서 회수가 불확실한 공사미수금 271억 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인식한 바 있다.
#불안한 서경선 대표의 사업
대명건설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서경선 대표는 서앤파트너스를 통해 독자적인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서 대표는 서앤파트너스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서앤파트너스는 알론디벨롭먼트와 레드스톤에스테이트 두 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독자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계열분리 가능성이 언급되는 이유 중 하나다.
알론디벨롭먼트는 2021년 설립된 부동산 개발 업체지만 본격적인 사업은 시작하지 않아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레드스톤에스테이트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자연 환경 훼손을 이유로 제주동물테마파크를 반대해왔다. 이에 서경선 대표는 사업 편의를 위해 제주시 선흘2리 이장에게 뒷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대법원은 지난 5월 9일 서경선 대표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레드스톤에스테이트는 최근 제주동물테마파크 대신 대규모 휴양시설인 ‘스코리아필즈공원’을 조성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는 제주동물테마파크 계획의 스코리아필즈공원 변경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또 올해 12월까지였던 사업 기간을 2029년 12월까지 5년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스코리아필즈공원도 인근 주민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는 “제주도는 사업자의 불법행위에도 불구하고, 서경선 대표가 추진하는 스코리아필즈공원 사업계획변경 사업기간을 무려 5년이나 연장해 줬다”며 “주민들에 대한 의견 수렴은 전혀 없었고, 지하수의 보고인 중산간에 대규모 숙박시설을 증설하겠다는 사업계획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앞서의 대명건설 관계자는 “기존 사파리 콘셉트의 제주동물테마파크사업에서 자연 그대로의 자연친화적인 계획변경으로 녹지면적이 약 4만 5000㎡(약 1만 3600평) 증가해 자연환경에 대한 우려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주민설명회, 단체 간담회, 홍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주민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주민-사업자-행정 간 협의체 구성을 통하여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만들어가며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