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컸던 ‘한일가왕전’ 분위기 좋아 2회 늘려…하반기 ‘언더피프틴’ 출격, K팝 대들보 세울 것”
일요신문은 6월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아만티호텔 서울에서 크레아 스튜디오 서혜진 대표와 이국용 PD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일가왕전’이 큰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두 자릿수 시청률은 기대하지 못했다. 이무래도 일본 노래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7~8% 정도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높은 시청률에 놀랐다. 수치보다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는 데 의미를 갖는다. 처음에는 국뽕에 기댄 한일전 대결구도 자체에 포커스 맞췄는데 오히려 제작진이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시민의식이나 시청자 의식이 훨씬 더 높았다. 한국과 일본이 문화적으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더 넓은 시장을 위한 교류가 맞는 트렌드였다.
―‘한일가왕전’을 위해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양국의 차이점도 분명했을 것 같다.
“일본 시청자들은 기본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별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 없다보니 이에 따른 트레이닝 시스템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된 ‘트롯걸재팬’은 전반적으로 자율에 맡겨진 오디션, 다소 헐렁한 느낌의 방송이었다. ‘한일가왕전’을 앞두고 일본 TOP(톱) 7에게 어느 정도 우리 트레이닝 시스템을 접목했다. 그래서 ‘현역가왕’이 종영하고 ‘한일가왕전’을 방송할 때까지 몇 주의 텀이 필요했다. 애초 기대보다 우려가 커 4회 정도 분량을 생각하고 녹화를 시작했는데 첫 녹화 분위기가 너무 좋아 방송 회차를 6회로 늘렸다.”
―‘한일가왕전’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가사로 부르는 일본 곡들이었다. 일본 TOP 7은 물론이고 한국 TOP 7도 가세했다. 선곡 과정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을 것 같다.
“가장 기본적인 선곡 기준은 일본 출연자들이 ‘트롯걸재팬’ 당시 부른 곡들이었다. 대부분 일본 심사위원들이 고른 곡들이다. 유튜버 박가네의 분석에 따르면 ‘한일가왕전’에 나온 곡들이 일본 ‘홍백가합전’에서 많이 나온 노래들이라고 한다. 그만큼 일본에서 매우 잘 알려진, 우리도 알 만한 곡들이다. 여기에 한류 드라마 OST 등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유행한 곡들도 포함시켰다.”
―‘한일톱텐쇼’를 통해 일본 TOP 7의 한국 진출이 무난히 이뤄지는 분위기다. 한국 TOP 7의 일본 진출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 한국과 일본 출연진들이 함께 출연하는 ‘한일가왕전’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일본 진출이 쉽지만은 않다. ‘한일가왕전’으로 이제 막 싹을 틔웠을 뿐이다. 일본 가요 시장이 너무 어렵다. 일본 사회는 다양한 기호가 존재해 통일된 니즈가 없다. 한국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지만 우리의 10배는 더 심하다. 게다가 17.3%(‘현역가왕’ 최고 시청률)에 올라탄 일본 가수에 비해 (‘트롯걸인재팬’의) 무의미한 시청률에 올라탄 우리 가수들이 많이 불리한 기울어진 게임이다. 그나마 최근 일본 언론에서 ‘한일가왕전’과 ‘한일톱텐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부분이 희망적이다. 9월에는 일본에서 어웨이 게임으로 ‘한일가왕전’을 방송할 계획이다. 어느 일본 방송국에 편성될지는 7월에 결정될 예정이다. 황금시간대에 2시간짜리 1회 방송을 기획 중이다. 이 방송이 나간 뒤 일본에서 ‘한일가왕전’ 콘서트가 진행되는데 여기서 분명 좋은 반응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언더피프틴’의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어린 친구들을 발굴하고 그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자부심을 느낀다. 요즘 애들은 누구나 춤을 잘 춘다. 어지간한 춤 실력은 재능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다. 대신 보컬은 어느 정도 타고난다고 생각한다. ‘언더피프틴’은 보컬 신동 오디션으로 노래를 엄청 잘하는 어린 친구들 4~5명으로 걸그룹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제 더 이상 똑같은 걸그룹은 안 먹힌다. 지금까지는 기획사 니즈에 맞는 친구들이 걸그룹 멤버로 나왔는데, 우린 시청자 니즈에 맞는 K-팝 대들보를 뽑아보려 한다. 크레아 만의 색깔을 가진 걸그룹을 만들겠다.”(이국용 PD)
“유튜브 같은데 보면 ‘30초 스타’가 많은데 우리는 직접 검증해 진짜를 발굴하려 한다. 제대로 검증해 완창·완곡이 가능한 친구들을 발굴하려 한다. 발굴은 크레아의 장점이다. 참가자 본인도 모르는 우리 눈에만 보이는 장점을 발굴하려 한다. 그리고 우린 트레이닝에도 강점이 있다.”(서혜진 대표)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