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광고 줄이는 대신 음원과 무대 완성도 집중…가수로서 팬과 함께하는 데 연예활동 방점 찍어
물고기뮤직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영업수익은 360억 5669만 9670원이다. 음원음반공연수입이 248억 1386만 8898원으로 가장 비중이 크다. 영업비용은 246억 9688만 8784원으로 영업이익은 113억 5981만 886원이다.
영업비용 가운데 절대적인 비중은 용역비가 차지하고 있는데 192억 6407만 2603원이나 된다. 용역비는 소속 아티스트에게 지급되는 비용으로 물고기뮤직에는 임영웅만 소속돼 있다. 따라서 이 금액이 바로 임영웅이 1년 동안 벌어들인 금액이다. 게다가 미지급금도 31억 9111만 8000원이 있다. 이를 더하면 임영웅이 2023년 한 해 동안 가수로 활동하며 번 금액은 224억 5519만 603원이 된다.
게다가 임영웅은 물고기뮤직의 최대주주다. 물고기뮤직은 2023년 20억 원을 배당했는데 임영웅은 물고기뮤직 주식 50%를 소유하고 있어 임영웅 몫 배당금은 10억 원이다. 배당금까지 더한 임영웅의 2023년 1년 수입은 234억 5519만 603원이다.
감사보고서를 접한 연예관계자들은 임영웅이 너무 살살 활동했기 때문에 이 정도 수입에 그쳤다고 분석한다. 한 중견 가요기획사 임원은 “나랑 같이 일했다면 임영웅이 지금의 2배인 500억 원도 벌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내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는 아니고 그만큼 임영웅이 더 많은 돈을 버는 방향으로 활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물고기뮤직의 음원음반공연수입은 약 275억 원에서 약 248억 원으로 약 27억 원 줄었다. 음원 발매와 전국투어 콘서트 등 공연이 조금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광고수입은 약 38억 원에서 약 16억 원으로 약 22억 원가량 줄었다.
1년 사이 임영웅의 인기가 시들해져 콘서트 횟수가 줄고 그를 광고모델로 찾는 기업도 줄어든 것일까. 누구나 알 듯, 전혀 그렇진 않다. 임영웅은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데다 광고까지 줄이고 있다. 대신 순수한 가수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음원을 만들고 수익성이 조금 떨어질지라도 더 완성도 높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임영웅의 행보가 소속사 물고기뮤직의 영업수익을 다소 낮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물고기뮤직의 매출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2023년 영업수입이 2022년(356억 9836만 6899원) 대비 3억 5833만 2771원 늘었다. 음원음반공연수입과 광고수입 등에서 약 50억 원 줄었지만 미디어콘텐츠 수입은 2022년 약 8억 5000만 원에서 약 50억 원으로 급증했다. 구독자가 162만 명이나 되는 임영웅 유튜브 채널의 효과로 보인다. 임영웅 쇼츠도 구독자가 30만 명을 넘었다. 또한 기타수입도 약 3억 5000만 원에서 4억 5000만 원으로 늘었다.
앞서의 가요기획사 임원은 “음원 발매와 콘서트 등 공연을 더 늘리고 광고도 몇 개 더하면 수익이 상승하겠지만 지금 매출구조에서 아예 배제된 방송 출연과 행사 등만 더해도 엄청난 수익이 나오게 된다”라며 “임영웅이 지역축제나 대학축제 등의 행사에 나오면 출연료가 어마어마한 수준일 거다. 장윤정을 비롯한 기존 트롯 가수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임영웅이 돈을 벌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연수입 500억 원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임영웅 본인의 의지인데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임영웅은 더 많은 수익보다는 더 좋은 가수로 팬들과 함께하는 데 연예 활동의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약 235억 원이나 되는 1년 수입은 얼마나 많은 수준일까. 톱스타급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이 정도는 벌 수 있는 것일까. 4월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감사보고서도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지금은 대표 연예인 김호중과 이광득 대표가 구속되면서 사실상 폐업 수순에 돌입했지만 2022년과 2023년에는 한창 회사가 잘 돌아갔다. 2022년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생각엔터테인먼트 지분 10%를 인수하기도 했는데 당시 투자액이 75억 원 수준이었다.
생각엔터테인먼트의 2022년 매출액은 약 256억 원이고 2023년에는 약 188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약 24억 원, 2023년에 약 34억 원이다. 생각엔터테인먼트에는 김호중 외에도 안성훈, 홍지윤, 금잔디, 영기, 정다경, 강예슬 등의 트롯 가수를 비롯해 배우 김광규, 손호준, 개그맨 허경환, 요리연구가 정호영, 전 축구선수 이동국, 전 야구선수 봉중근, 성우 안지환 등 30여 명의 연예인이 소속돼 있다.
그렇지만 소속 연예인이 임영웅 한 명뿐인 물고기뮤직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훨씬 앞서고 있다. 임영웅이 얼마나 압도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임영웅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스타급 연예인들도 있다. 글로벌 활동을 벌이는 아이돌 그룹은 천문학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도 하다. 어도어 역시 소속 연예인이 뉴진스뿐인데 감사보고서를 보면 어도어는 2022년 약 186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23년에도 약 110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물론 아이돌 그룹은 매출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이 부분 역시 임영웅과 차이점이 크다. 예를 들어 임영웅도 여러 종류의 포토카드를 만들어 앨범에 넣어 판매한다면 음반 매출이 바로 상승할 수 있다. 또한 아이돌 그룹처럼 앨범을 구매하면 팬사인회나 쇼케이스 응모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할 수도 있다. 앨범 1장당 응모 기회가 1번이라 앨범을 많이 구매하면 그만큼 응모 기회도 늘어 당첨 확률이 올라간다. 인기 아이돌 그룹 팬덤에선 적어도 300만~400만 원 이상을 앨범 구매에 투자해야 당첨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다.
좋아하는 멤버와 1~2분가량 일대일 영상통화를 하는 이벤트와 앨범 구매를 연계하는 아이돌 그룹도 있다. 앨범 300장을 구매해 일대일 영상통화에 성공했다는 성공담이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나돌 정도다. 임영웅이 이런 방식을 도입한다면 앨범 판매량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물론 임영웅이 이런 시도를 할 리는 만무하다. 너무 과해 보일 정도로 팬들에 대한 배려가 남다른 임영웅이기 때문이다. 돈에 큰 관심 없이 오직 팬들만 생각해도 그 진심만 통한다면 1년에 235억 원 정도의 수익은 가능한 게 임영웅의 현재 모습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