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이름 베낀 언니에게 벌금 200만 원 선고
가게 상호 문제를 놓고 7년 동안 진행됐던 자매간 법정다툼에서 결국 동생이 승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서정현 판사는 11월 2일 “같은 상호를 사용해 자기 가게가 원조인 것처럼 꾸몄다”며 간장게장 업주 서 아무개 씨가 언니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언니가 동생 가게의 영업을 방해한 것이 맞다”며 언니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언니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프로 간장게장’이란 동생 가게 상호를 사용, 동생 가게와 자기 가게가 혼동되게 했다”면서 “언니 서 씨는 한 스포츠신문 기자가 취재요청을 했을 때에도 자기 식당이 동생의 식당인 ‘프로 간장게장’인 것처럼 행세해 기사가 나가게 했다.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방법으로 동생 식당의 업무를 방해한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동생 서 씨는 1980년부터 서울 잠원동에서 간장게장 장사를 시작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자주 방문하면서 유명세를 타자 1988년 가게 이름을 ‘프로 간장게장’으로 바꿨다. 이후 가게는 언론 등에 수차례 ‘맛 집’으로 보도됐을 뿐 아니라 일본에까지 이름을 알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그런데 서 씨 언니가 또 다른 간장게장 가게를 열면서 자매간 갈등이 시작됐다. 언니는 2005년 동생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30m 떨어진 곳에 ‘S 프로 간장게장’이란 상호로 식당을 열었고, 자기 가게가 1980년부터 장사를 한 ‘원조집’인 것처럼 홍보했다. 언니는 지난 2009년 언론 취재요청을 받자 자신의 식당이 마치 동생이 운영해온 식당인 것처럼 “1981년 개업해 28년째 간장게장을 판매하고 있다”는 취지의 인터뷰까지 했다.
결국 언니는 지난해 12월 동생의 가게와 혼동을 일으키는 부정경쟁행위를 한 혐의와 허위사실을 유포해 동생 가게의 영업을 방해한 죄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고 향후 ‘프로간장게장’ 상호를 사용하지 않기로 약정한 점,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벌금 200만원 선고 이유를 밝혔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