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 인멸과 도망 염려 있어”…태권도 관장 “장난으로 그랬다”며 고의성 부인
의정부지법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태권도 관장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오후 4시 45분쯤 발부했다. 법원은 영장 발부 이유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의정부지법은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2시간가량 진행했다. 심사 전 의정부지법에 출석한 A 씨는 "고의성을 여전히 부인하느냐"와 "유가족에게 할 말이 없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A씨는 7월 12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 양주시 덕계동 소재 태권도장에서 관원인 5살 어린이 B 군을 들어 올려 말아 세워놓은 매트에 거꾸로 넣고 방치해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생인 어린 B 군을 10분 이상 그 상태로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B 군이 의식을 잃자 A씨는 태권도장과 같은 건물에 있는 병원에 B 군을 데려갔고, 의사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그러나 B 군은 현재까지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그랬다"고 진술했으며, 영장실질심사에서도 학대 범행의 고의성을 부인하는 취지로 주장했다.
다만 경찰은 A 씨가 B 군을 상대로 이전에도 이 같은 행동을 벌인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또 A 씨가 태권도장 CC(폐쇄회로)TV 영상을 삭제한 정황을 포착해 CCTV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디지털 포렌식 작업이 완료되려면 최소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추가 학대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태권도장에 다니는 관원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편 지역 맘카페에는 해당 태권도장을 다닌 자신의 자녀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는 "뉴스를 보고 아이에게 물어보니 안 맞은 곳이 없다"고 말하면서, 고소장과 증거 사진을 경찰에 접수했다고 주장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