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이후 39일 만에 재가동…살포시간 맞춰 방송 시간 5배로 늘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우리 군은 북한의 지속적인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여러 차례 엄중히 경고한 바와 같이 어제 저녁부터 오늘 새벽까지 오물풍선을 부양한 지역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 가동은 지난달 9일 이후 39일 만이다.
북한은 전날 오후 5시께부터 이날 새벽까지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이 남쪽을 향해 오물풍선을 날려 보낸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22일 만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식별하고 바로 확성기 방송 가동 준비에 들어가 어제 오후 6시께부터 오늘 새벽 4∼5시까지 10시간 정도 가동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9일 대북 확성기 가동 때 2시간 방송한 것에 비해 이번에는 가동 시간이 5배로 늘어난 것으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시간에 맞춰서 진행됐다.
군 당국은 북한의 오물풍선을 넘어온 서부전선에 배치된 고정식 확성기의 일부를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지난달 9일 대북 확성기 가동에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계속됐지만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대북 확성기로 다시 맞대응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이어지자 지난달 27일 "북한이 종이를 넣은 쓰레기 풍선을 계속 보낸다면 우리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고 북한이 전날 또 오물풍선을 부양하자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합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집중호우로 인해 우리 국민뿐 아니라 북한 주민에게도 심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또다시 저급하고 치졸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쓰레기를 살포할 여력이 있다면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도탄에 빠져있는 북한 주민들을 이용만 하지 말고 먼저 살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합참은 또한 "만약 북한이 우리 경고를 무시하고 또다시 이러한 행태를 반복한다면 우리 군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런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이와 같은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향후 우리 군의 대응은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앞으로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낼 때마다 대북 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북한이 우리 군의 대응을 예측할 수 있게 해서는 곤란하다"면서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작전 전략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양보연 기자 by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