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온라인 줌 미팅으로 설명회 열려…알짜 기업 주식을 적자 기업으로 바꾸는 상황에 주주들 반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두산밥캣 IR 팀은 지난 11일 외국 기관 애널리스트 등에게 합병 관련 설명회 초청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두산밥캣이 외국 기관 애널리스트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오늘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로보틱스와 공동 컨퍼런스 콜을 진행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썼다고 전해진다.
이 설명회는 북미와 유럽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2일 온라인 줌 미팅으로 열렸다. 박성철(스캇성철박) 두산밥캣 대표와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를 비롯한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들과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고 한다.
설명회에 참석한 기관 투자자들은 두 회사의 합병 이유와 예상되는 효과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특히,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으며, 두산밥캣 주식 저평가 여부와 합병 방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미국에서는 보통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달러로 계산된 구체적인 예상 효과를 설명하는데, 두산은 이에 대한 수치 제시를 하지 않고 연구 중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고고한다.
외국 기관을 대상으로 한 별도 설명회는 두산밥캣 주주 구성 중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산밥캣 주주 구성은 두산에너빌리티 46%, 기관과 외국인이 42%를 차지하며, 일반 소액주주는 2%에 그친다. 이는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외국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주총의 합병안 통과 요건은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의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며, 이번 주총은 오는 9월 25일에 열릴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연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두 회사를 하나로 합병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존 법인과 두산밥캣을 소유한 신설법인으로 분할한 후,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에 합병시키기로 했다. 이러한 발표에 두산밥캣 주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합병 시 두산밥캣 주주는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 주식으로 교환해야 하며, 이에 따라 주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