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올림픽 기념 운동화 모델로 선정…당시 비극 기억 이스라엘 불만에 한발 물러나
팔레스타인 출신의 부친과 네덜란드 출신의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하디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에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으며, 가자지구에 구호기금을 전달하는 등 평소 친팔레스타인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뮌헨 올림픽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을 터. 아닌 게 아니라 뮌헨 올림픽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 열한 명과 독일 경찰 한 명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검은 9월단’에 희생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하디드와 그의 아버지는 지금까지 반유대적인 비방과 음모를 퍼뜨려왔다. 아디다스는 더 할 말이 있는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미국의 유대인위원회 역시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아디다스가 비극적인 올림픽을 떠올리기 위해 반이스라엘 목소리를 내는 모델을 선택한 건 큰 실수이거나, 혹은 의도적인 선동이다. 둘 다 용납할 수 없다”며 비난했다.
이처럼 비난이 거세지자 아디다스는 결국 한발 물러섰다. “의도한 건 전혀 아니었다. 불쾌감과 고통을 초래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라고 말하면서 하디드가 등장하는 광고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포츠가 전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다양성과 평등을 옹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출처 ‘페이지식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