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5연방 항소법원에서 페트로브라스 소송 기각돼…삼성중공업은 페트로 측이 불복할 경우 재공시하겠다는 방침
삼성중공업은 8일 공시를 통해 “미국 제5연방 항소법원이 텍사스 연방 지방법원의 판결을 인용해 페트로브라스 아메리카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삼성중공업은 이 오랜 법적 분쟁에서 또 한 번 승리를 거두게 됐다.
이번 소송은 2019년 시작되었다. 2019년 3월 페트로브라스가 미국 휴스톤에 두고 있는 관계사 페트로브라스 아메리카는 선박건조 계약과정에서 삼성중공업이 중개업체에 지급한 수수료가 이후 부정하게 사용돼 용선료를 높이는 결과를 불렀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중공업은 2007년 미국 선사인 프라이드글로벌(Pride Global Limited)로부터 드릴십 1척을 6억 4000만 달러에 수주했고 2011년 인도했다. 페트로브라스아메리카는 용선계약을 통해 이 배를 5년 동안 운용했다.
페트로브라스아메리카는 삼성중공업이 프라이드글로벌과 건조계약 체결 과정에서 중개인에게 준 수수료 일부가 부정하게 사용됐으며 이는 프라이드와의 용선계약을 비싸게 체결하는 데 작용해 2억 5000만 달러(2880억 원가량)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정리하면 페트로브라스 아메리카는 ‘2011년 삼성중공업이 드릴십 DS-5를 인도할 당시 삼성중공업이 지급한 중개수수료가 부정하게 사용되어 2억 5000만 달러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이다.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은 2020년 6월 삼성중공업이 주장한 소멸시효 완성 주장 등을 받아들여 소 각하를 결정했지만, 페트로브라스가 항소해 기존 1심 본안 심리를 재개하기로 했다.
텍사스 연방 지방법원은 2023년 8월, 삼성중공업의 주장에 따라 “손실과 삼성중공업의 행위 사이에 합리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며 페트로브라스의 소송을 기각했다. 페트로브라스 아메리카는 이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했지만, 미국 제5연방 항소법원은 하급심의 결정을 그대로 인용하며 삼성중공업의 손을 또다시 들어줬다.
이번 판결은 삼성중공업이 법률적 대응에서 또 한 번 승리를 거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삼성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향후 페트로브라스가 이번 항소법원 판결에 불복할 경우 관련 내용을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