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은행 위메프의 신용등급을 ‘BB-’로 평가…신용평가사가 위메프를 ‘CC+’로 평가한 것과 차이
국민일보가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A 은행은 올해 위메프의 신용등급을 ‘BB-’로 평가했다. BB-는 ‘현재 원리금 상환능력은 보통이나 단기 및 장기 전망은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A 은행은 2021년부터 위메프의 신용등급을 차츰 하향 조정했으나, 지난 4년간 원리금 상환능력이 적정~보통 수준인 ‘BB+~BB-’ 등급을 유지했다고 한다.
A 은행 평가는 신용평가사 나이스평가정보가 올해 위메프를 ‘CC+’로 평가한 것과 차이를 보인다. CC+는 ‘상거래 신용 능력이 매우 낮으며 거래 안정성이 낮은 기업’을 의미하며, 하위 0.09%가 여기에 해당한다. 국민일보는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23년까지 나이스로부터 B(하위 47.6%) 이하 등급을 받은 회사가 1년 내 부도난 비율은 8.64%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기관마다 신용평가 기준이 다르지만 BB-와 CC+는 일반적이지 않은 격차”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위메프의 재무 상황은 ‘정상 기업이라고 볼 수 없는 처참한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2020년부터 부채가 자본보다 많은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으며,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19%에 불과했다고 한다.
A 은행은 위메프의 강점으로 ‘이커머스 업계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큐텐 인수로 수익성에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반영했다. 하지만 위메프가 2023년 4월 큐텐에 인수된 후 영업이익률은 -78.8%로 급격히 악화했다. 큐텐 자체도 2021년 유동비율 28%, 누적 손실 4억 1814만 싱가포르달러(약 4346억 원)로 재무 상황이 심각했다. 매출 순위와 단순 피인수 사실만을 긍정적으로 봤다는 지적이다.
부실한 신용평가는 쇼핑몰 입점업체들을 위한 선정상 대출의 근거가 되었다. A 은행은 매출채권(판매 대금)을 담보로 담보대출 형태로 운영해 왔다. 매출채권의 담보 가치는 채무자인 쇼핑몰의 신용도에 따라 중요하게 평가되는데, 제대로 된 심사 없이 대출이 나간 것이다.
위메프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데도 A 은행의 위메프 선정상 대출 신규취급액은 2021년 475억 4700만 원에서 2022년 582억 5800만 원, 2023년 741억 8600만 원으로 증가했다. A 은행은 ‘위메프의 신용등급을 지속적으로 낮췄으며, 재무 건전성 악화에 따라 판매업체 대출 한도를 줄였다. 선정산대출은 판매업체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금리가 올라 피해가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선한 결과를 위해 신용평가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평가는 리스크와 직결되는 문제로, 은행에 중요한 업무 중 하나기 때문이다. 모든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선정산대출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