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제재 예고 이후 이례적으로 삭제 요청 반영…나무위키 “시스템 오류 발생해 부적절 콘텐츠 노출”
그동안 아카라이브에서 '페도(소아성애)', '로리(소아)' 등을 검색할 경우 수만 건 이상의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등장해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카라이브는 전부 한국어로 서비스되지만, VPN(가상사설망) 이용과 가입을 기반으로 해 수많은 음란·불법·도박 콘텐츠들이 연령 제한 없이 공개돼 왔다.
방심위 측은 22일 "해당 음란 콘텐츠들에 대해 나무위키 측에 이메일로 삭제 요청을 했는데 오늘 오전 바로 삭제했다"며 "지금까지는 삭제 요청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이례적인 사례로, 이번에는 구체적인 음란 콘텐츠를 찾아서 삭제를 요구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나무위키 측은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부적절한 콘텐츠가 노출됐다고 해명했다고 방심위 관계자는 전했다.
방심위의 제재 예고가 나무위키의 이례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방심위는 일반인에 가까운 개인에 대해서까지 사생활 침해 정보 등을 담아 논란이 되는 나무위키에 대해 제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통신소위)는 그간 나무위키 속 명예훼손 우려가 있거나 부적절한 내용의 정보를 삭제해달라는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대부분 '해당 없음' 결정을 내려왔다.
지난 14일 통신소위에서도 방송 또는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통해 인지도는 있지만 사실상 일반인에 가까운 개인 2명이 나무위키 내 노출 정도가 높은 전 연인과의 사진, 가족·학력 등과 관련한 잘못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며 삭제를 요청했다.
통신소위는 전례에 따르면 ‘해당 없음’ 결정했겠지만, 이러한 심의 방향이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법조인 등이 포함된 통신자문특별위원회에 해당 사례들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자문 결과에 따라 나무위키에 자율규제를 강력히 권고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규제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곧 열릴 자문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