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자 11명 중 5명만 송치, 6명 수사결과는 ‘비공개’
22일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은 이 사건 마약 관련 혐의 수사 대상이었던 11명 가운데 5명만 검찰에 송치했다. 송치된 이들 가운데는 마약 투약과 함께 이선균에게 3억 원을 뜯어낸 혐의 등을 받는 강남 소재 유흥업소 여실장 A 씨와 마찬가지로 그를 협박해 5000만 원을 받은 영화배우 출신 20대 여성 B 씨, 그리고 A 씨에게 마약을 건넨 혐의를 받는 의사 C 씨 등이 포함됐다. 이들 외 나머지 6명의 처분 결과는 '비공개'라는 입장이다.
이 사건은 고 이선균을 포함해 가수 지드래곤, 재벌 3세 등 여러 유명인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내사 단계에서부터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경찰 역시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일부 내용을 언론에 알리며 사실상 '대형 사건'임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당시 고 이선균은 유흥업소 여성 실장 A 씨와 또 다른 여성 B 씨로부터 마약 투약 등을 빌미로 협박을 받아 3억 5000만 원 상당을 갈취당했다며 이 사건 경찰 조사와는 별개의 고소를 진행 중이었다. 경찰은 A 씨 등의 진술을 토대로 이선균의 실제 마약 투약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세 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를 진행했으나 마약 검사에서는 연달아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이선균의 경찰 조사 내용과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혐의와 무관하게 그가 A 씨와 과거 나눴던 사적 대화 내용도 함께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줄곧 억울함을 호소해 오던 이선균은 수사 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고,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 됐다. 이선균이 사망한 뒤에야 정보 유출의 범인이 경찰과 검찰 관계자로 지목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수사 초기부터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과 달리 핵심 인물들의 혐의도 입증하지 못했고, 수사 대상의 사망이라는 결과만을 가져온 사건의 이런 용두사미식 '조용한 마무리'는 분노했던 대중들에게 더 실망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사회적인 큰 관심을 받았던 사건이었으므로 논란을 의식했더라도 기존 수사처럼 구체적인 최종 결과를 발표했어야 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한편 인천지검은 송치된 5명 가운데 여실장 A 씨와 협박범 B 씨, 의사 C 씨 등 3명을 기소했으며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각각 서울중앙지검과 안양지청으로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추가 수사는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