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매트 ‘뒤집힘’ 흔치 않은 일…전문가 “주변서 잡아주다 충돌시 더 큰 사고”
당시 부천소방서가 설치한 에어매트는 10층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살 수 있게 제작된 장비로, 가로 7.5m·세로 4.5m·높이 3m 크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호텔 앞에 에어매트가 설치되고 7분이 지난 오후 7시 55분 7층 객실의 남녀 2명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
먼저 한 여성이 에어매트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지면서 그 순간 반동으로 에어매트가 뒤집혔다. 이어 2~3초 뒤 바로 뛰어내린 남성은 에어매트 위에 안착하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남녀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숨졌다.
온라인에서는 에어매트 설치의 적정성을 놓고 의문이 쏟아진 가운데 현장 목격자들이 찍은 사진에서는 ‘119부천소방서’라는 글씨가 거꾸로 보여 처음부터 에어매트가 거꾸로 잘못 설치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에어매트는 정상적으로 설치됐으나 여성 추락 후 뒤집어졌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여성이 에어매트 모서리 부분에 떨어지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힌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번 상황처럼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경우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어제 설치한 에어매트는 10층 용으로, 8층에서 뛰어내려도 문제가 없게 제작됐다”며 “여성이 떨어질 때 모서리 쪽으로 쏠리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혔는데 사실 흔하게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날 화재 현장을 찾아 “(에어매트를)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고 묻자 “당시 인원이 부족해 에어매트를 잡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소방방재 전문가들은 사람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릴 때 옆에서 에어매트를 누가 꼭 잡아줘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제대로 설치된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굳이 소방관들이 모서리를 잡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매트 주변에 있다가 낙하하는 사람에 맞아 다치거나 자칫 큰 사고가 날 수 있어 더욱 위험한 행동이 될 수 있다. 또는 떨어지는 사람이 에어매트 주변에 있는 사람이나 물체를 보고 충돌 등을 우려하거나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23일 오후 YTN에 출연해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있는 것은 일부 이해되는 부분이 있지만 예를 들어 공기안전매트가 뒤집히거나 어떤 움직임이 있을까봐 인근에서 소방대원 등이 잡아줬을 때 만약 사람이 그 위에 떨어지면 또 다른 대형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