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민희진 사내이사+프로듀서만, 대표 복귀 X” vs 민희진 “절충안은 말장난, 협의 없이 언플해”
뉴진스 멤버들의 '최후통첩'의 디 데이였던 이날 25일, 어도어는 이사회를 열고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어도어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는 수용하지 않되 사내이사 재선임과 더불어 뉴진스에 대한 프로듀싱을 뉴진스 계약 기간인 5년 간 맡아달라는 제안도 이미 해놓은 상태라는 게 어도어 측의 주장이다.
어도어 측은 "(민 전 대표의) 뉴진스 제작 담당 PD로서의 지위, 기간과 권한에 관해 기본적인 보장이 이뤄진 만큼 향후 구체적인 조건들에 관해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뉴진스 멤버들에게는 금일 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과 여러 질의 내용에 대해 이메일로 상세한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7일 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김주영 신임대표를 선임했던 어도어는 하이브 산하 다른 레이블과 마찬가지로 어도어에 대해 경영과 제작의 '철저한 분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어도어 현 경영진과 이사회는 모두 하이브 측 인사들로 채워져 있는 상태이고, 민 전 대표가 프로듀싱을 그대로 맡는다고 하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경영진에게 주어지게 된다. 앞서 하이브-민희진 사태로 민 전 대표에게 감정이 좋지 않은 하이브 측 인사들이 그의 독립적인 프로듀싱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번지면서 이 같은 제안은 사실상 뉴진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말장난'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민희진 전 대표 측도 이번 어도어의 입장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 11일 오전 민 전 대표에게 향후 5년 간 뉴진스 프로듀싱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계약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말만 있었을 뿐 (프로듀싱 용역 계약) 초안에 있던 일방적인 해지권 등 수많은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등의 진정성 있는 제안은 전혀 없었다"며 "'절충안 제시'라는 표현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민 전 대표는 잘못된 계약으로 임기만 연장됐을 때 뉴진스의 정상적인 아티스트 활동을 보장받지 못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이에 민 전 대표는 대표이사로서의 복귀 의사를 명확히 밝힘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하이브의 진정성을 갖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요청한 상태다. 당사자의 지위, 기간, 권한에 대해 협의된 내용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또 다시 협의 이전에 언론플레이를 먼저 자행하는 행태에 큰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어도어의 입장이 나오기 전인 이날 오전, 하이브 홍보팀이 뉴진스의 성과를 폄하했다는 보도가 나온 점도 언급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오늘 아침 하이브가 소속 아티스트의 성과를 폄하하기 위한 언론활동을 해왔다는 것이 드러났다. 또 무엇을 숨기려고 시급하게 오늘 갑자기 입장을 밝히는 것인지, 민 전 대표와 뉴진스 사이를 갈라치기 하려는 것이 아닌지 그 진의가 의심된다"며 "하이브는 늘 본인들이 먼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언론 플레이를 시작하고 진실이 밝혀지면 그것을 덮기 위한 또 다른 입장 발표를 늘 해 왔다"고 짚었다.
이어 "대표이사로서의 권한은 오늘 폭로된 내용 외에도 하이브의 여러 부조리를 방어할 수 있는 권리 및 대표이사에서 해임될 이유가 전무한 상황에서 요구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라며 "반복적으로 뻔히 드러날 거짓말을 통해 대중과 여론을 선동하는 어도어에 매우 분개하고 이로 인한 아티스트의 피해에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어도어 이사회는 언론 플레이를 하기 전에 진정성 있는 협의에 나서는 신의있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며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 직위 복귀를 촉구했다.
한편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결정권은 대주주인 하이브에게 있는 만큼, 현재 시점에서 민 전 대표의 재선임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