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성 대표 재직 기간 적자 이어간 SSIK 고가 매각…세아그룹 “경영효율성 제고 위한 지배구조 재편”
세아제강지주는 지난 30일 자회사 에스에스아이케이(SSIK Co., Ltd.) 지분 전량을 세아제강에 양도해 자회사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양도가는 833억 7058만 원이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오너일가 비중이 높은 회사인 세아제강지주가 상대적으로 지분율이 낮은 세아제강에 적자 회사를 넘긴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재계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일반적으로 오너일가가 엮인 계열사 거래를 순수하게 바라보긴 어렵다”면서 “특히 (오너일가 비중이 높은 회사의) 손실을 상장사에 떠넘기는 경우가 있어 해당 거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아제강지주는 이주성 사장과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지분을 각각 21.63%, 12.56%를 보유한 회사다. 다른 오너일가의 지분까지 더하면 오너일가 지분은 64.62% 달한다. 반면 세아제강은 세아제강지주가 지분 50.08%를 확보해 오너일가가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다른 오너일가 지분까지 더하면 63.38%까지 지분율이 오르지만 세아제강지주보다 오너일가의 직접 지분율은 떨어진다.
세아제강은 순자산가보다 비싸게 SSIK 지분을 매입했다. 지난해 기준 SSIK 순자산가는 527억 2932만 원인데 이보다 300억 원 이상 비싸게 산 셈이다. 다만 SSIK가 자회사로 두고 있는 동아스틸의 지분 가치를 사업보고서상 499억 8637만 원으로 평가했는데, 동아스틸의 지난해 순자산가가 778억 원 수준이라 이를 반영하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거래였다”며 “순자산가 대비 다소 비싸게 샀다는 평가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동아스틸의 가치와 소유 부동산 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적절한 거래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문의 시각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 SSIK와 동아스틸 모두 종종 적자를 기록하는 회사다. SSIK은 2023년과 2022년 각각 2억 6939만 원, 3억 909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동아스틸도 2023년과 2022년 각각 1억 7243만 원, 4억 3233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이주성 사장이 2022년부터 SSIK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공을 들였지만 그해 적자로 전환했다. 이주성 사장은 2024년 3월 SSIK 대표에서 물러났다. 앞의 세아그룹 관계자는 오너일가를 위한 고가 거래가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세아제강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면 고가 매입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아제강지주 관계자는 “이번 사업구조 재편은 그룹 내 분산돼 있던 구조관 사업의 통합 시너지 창출 및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1위 강관사인 세아제강의 높은 고객 신뢰도를 바탕으로 구조관 시장을 선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아제강지주는 지난 22일 716억 원을 투입해 영국 해상풍력 자회사 SeAH Wind Ltd.의 지분 380만 9530주를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