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서울대병원 등 전국 78개 의료기관 대상 11월부터 시행
질병관리청은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18일까지 300병상을 초과하고 필수인력 기준을 충족하는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ASP, 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을 모집해 지난 10월 29일 부산 온종합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전국 78개 의료기관을 선정·발표했다.
ASP는 전문관리팀이 항생제 선택, 처방 일수 및 용량 등의 적절성 검토 등 기관 내 항생제 처방 과정을 중재·관리함으로써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 줄이고 적정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관리 체계를 말한다.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은 ASP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기관 내 항생제 적정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기관 내 협업체계 등을 구축한다. 기관의 항생제 사용량 및 내성률을 지속해서 관찰하는 등 사용 중재 활동도 이뤄진다. 시범사업에서는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 관리 활동에 대한 평가를 거쳐 건강보험수가(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 세계에서 127만 명이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사망했고, 2050년에는 1000만 명 이상 사망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항생제 내성은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10대 위험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량은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8위로, 평균 대비 약 1.2배나 높고 항생제 내성에 따른 경제비용도 25조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항생제 내성은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해 발생하고, 내성균은 항생제가 잘 듣지 않아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며 “이번 정부의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 시범사업’이 제대로 정착하게 되면 사회적 비용 절감은 물론 국민건강 관리에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