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총액 110억 원, 옵션 없이 전액 보장 파격
최정은 지난 6일 SSG와 4년 총액 11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30억 원, 연봉 80억 원의 조건으로 옵션 없이 전액 보장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사로 잡았다.
2005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은 최정은 2014시즌 첫 FA 자격을 얻고, 그해 11월 4년 총액 86억 원에 SK에 잔류했다. 4년 후인 2018년 12월 최정은 SK와 6년 총액 106억 원에 사인했고, 이번에 총액 110억 원을 더해 리그 사상 최초로 FA 통산 누적 총액 300억 원을 돌파했다.
내년 시즌이면 38세가 되는 선수와 100억 원이 넘는 FA 계약을 맺으면서 옵션이 단 1원도 붙지 않는다는 게 가능할까. 처음부터 전액 보장은 아니었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협상 초반만 해도 SSG 구단이 선수 측에 옵션을 넣은 계약을 제안했다가 협상 중반에 구단이 선수와 계약을 원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옵션을 빼고 전액 보장을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최정 에이전트는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협상 중반부터는 전액 보장이 아닌 선수 복지와 관련된 세부적인 내용을 두고 구단과 대화를 이어갔다”면서 “구단이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들도 있었는데 김재현 단장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끝에 구단이 선수 측 요구 조건을 수차례 검토하고 고민하다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SG 구단은 37세의 최정이 그동안 에이징 커브 없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점, 앞으로 4년 동안에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거라는 것을 다양한 통계와 분석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최정의 야구를 대하는 성실한 태도와 모범적인 생활 모습이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큰 몫을 차지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최정은 여전히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을 올렸고 홈런은 단독 3위, 타점은 공동 9위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78로 전체 타자 중 5위에 올랐다. 4월 24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시즌 10호 홈런으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던 통산 최다 홈런(467홈런) 기록을 깼다. KBO리그 전인미답의 500홈런 달성도 5개만 남겨두고 있다.
SSG 구단은 최정 연봉 80억 원을 4년 동안 20억 원씩 일정하게 지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의 샐러리캡 상황을 고려해 연봉 지급 액수에 차등을 둘 예정이고, 이 내용도 양측이 합의한 사항이다.
수차례 SSG 구단과 직접 만나 협상을 한 최정 에이전트는 김재현 단장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 단장은 SK 시절 최정과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터라 누구보다 최정에게 애정이 많았다고 한다. 이전 일요신문과 통화에서도 “(최)정이는 정말 아끼는 후배이자 선수”라면서 “절대 다른 팀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고, SSG와 꼭 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정은 이번 FA 계약으로 최소 2028년까지 SSG 유니폼을 입는다. 2027년 완공,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는 신축 청라 야구돔 시대를 여는 중심 타자로 랜더스와 동행한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