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프랜차이즈 2개 동시 운영 출점 제한 등 문제…“경영 효율성 강화, 맥시칸으로 역량 집중”
#디디에프엔비, 하림그룹 계열사서 제외 전망
지난 11월 8일 디디에프엔비의 ‘최대주주 등의 주식보유 변동’ 공시에 따르면, 지난 11월 7일 하림지주는 디디에프엔비 보통주 601주를 약 12억 원에 매각했다. 앞서 9월 27일에는 보통주 249주를 무의결권배당우선주로 전환했다. 기존에 하림지주는 디디에프엔비 보통주 1000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100%였다. 이번 주식 매각 등으로 디디에프엔비에 대한 하림지주의 지분율은 39.9%(보통주 지분율 15%, 우선주 지분율 24.90%)로 낮아졌다.
디디에프엔비는 하림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의 계열사는 ‘동일인이 단독으로 혹은 동일인 관련자와 합쳐 회사 발행주식의 30% 이상을 소유하고 최다출자자인 회사 또는 동일인이 회사의 경영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회사’를 말한다.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 한 관계자는 “최다 출자자가 아니라면 계열사에서 제외될 수 있는 상황이 맞다”라고 말했다.
2007년 디디치킨 브랜드를 내놓은 닭고기 가공업체 한강씨엠(현 한강식품)은 2008년 하림그룹에 인수됐다. 디디에프엔비는 2014년 한강씨엠에서 물적분할해 별도 회사로 독립하면서 설립됐다. 2014년부터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처남인 오응서 씨가 대표를 맡아왔다. 지난 10월자로 오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에코캐피탈과 맥시칸에서 각각 임원을 겸직했던 서형규 씨와 홍경의 씨도 디디에프엔비 사내이사직에서 10월 사임했다.
디디에프엔비 지분 60.10%를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회사는 (주)에이치씨지다. 지난 9월 ‘프랜차이즈업’ ‘음식점운영 컨설팅업’ ‘자회사 주식 또는 지분을 취득·소유함으로써 자회사의 제반 사업내용을 지배·경영지도·정리·육성하는 지주사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신설된 회사다. (주)에이치씨지 대표는 임미자 씨로 10월 중 디디에프엔비 사내이사로도 올랐다. 디디에프엔비 신임 대표는 임인엽 씨다. 임 대표는 bhc에서 가맹사업본부장을 지낸 인물과 동일인으로 확인됐다.
하림그룹이 디디에프엔비 경영권을 매각한 것은 한 그룹에서 두 개의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것이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한 디디치킨 가맹점주는 “두 브랜드 간 출점 제한 등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제12조의 4에는 ‘가맹본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계약기간 중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 안에서 가맹점사업자와 동일한 업종의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설치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조항에서 계열회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같은 기업집단에 속하면서 계열사 요건을 갖춘 회사를 말한다. 공정위 가맹사업 정보제공시스템에 올라온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디디치킨은 점포를 중심으로 반경 500m를 영업지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가맹사업법에 따라 제12조의 4를 위반한 가맹본부는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공정위 가맹거래정책과 한 관계자는 “가맹본부는 가맹점사업자와 가맹계약을 체결할 때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을 설정해서 기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영업지역 범위를 설정해주는 것으로 아는데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 협상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치킨 프랜차이즈 간 경쟁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4월 공정위가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020년 2만 5867개, 2021년 2만 9373개, 2022년 2만 9423개로 증가 추세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계 소비가 위축되면서 배달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대형마트에서도 저렴한 치킨을 내놓고 있다”며 “당분간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봤다.
#맥시칸 가맹점 수 디디치킨의 4배
하림그룹은 맥시칸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디디치킨보다는 맥시칸치킨 상황이 더 낫기도 하다. 공정위 가맹사업 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맥시칸 가맹점 수는 434개다. 2022년(447개)보다는 줄었지만 2021년(322개)보다는 늘었다. 반면 지난해 디디치킨 가맹점은 101개에 불과하다. 2021년(118개), 2022년(114개) 등으로 줄고 있다.
지난 4월 맥시칸은 하림지주 완전자회사였던 하림유통을 흡수합병했다. 기존에는 맥시칸이 하림유통에 소스 등 부자재를 공급하면 하림유통이 육계(닭)를 더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맥시칸은 본사, 하림유통은 지사 역할을 담당했다. 하림유통 흡수합병으로 맥시칸은 경영 효율화와 동시에 매출과 이익 증가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지난해 맥시칸의 매출은 약 37억 5800만 원, 영업이익은 3억 4300만 원이었다. 지난해 하림유통은 매출 145억 4000만 원, 영업이익 8억 200만 원을 냈다.
맥시칸은 1989년에 설립된 회사로 김홍국 회장의 배우자인 오수정 씨가 2016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하림유통 대표를 맡았던 정삼모 대표와 공동으로 맥시칸을 이끌고 있다. 맥시칸은 하림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하림그룹 관계자는 “같은 지역에 디디치킨과 맥시칸치킨을 운영하기 사업상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맥시칸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차원”이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