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연봉 등 조건 제시, 탈모 남성 조롱 발언도…방심위 “편견 조장한 사례” 주의 처분 최종 의결
2023년 7월 2일자 '사당귀' 방송에서는 결혼정보회사(결정사)의 대표가 출연해 소속 직원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남성 회원의 신규가입 조건으로 학력, 키 등의 기준을 제시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방송에서 결정사 대표는 남성 고객에게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미만, 키는 167cm 이하, 연봉 4000만 원이하 세 조건 중 두 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가입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해도 가입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탈모가 심하면 (가입이) 힘들다"고 말했다. 결정사 대표는 탈모 질환을 앓는 직원에게 '머리 밑이 너무 훤하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해당 방송이 송출된 이후 KBS 2TV를 상대로 여러 차례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는 '사당귀'의 이날 방송이 탈모와 같은 민감한 신체 조건을 희화화했다고 판단해 방송심의규정 21조(인권 보호)에 따라 '주의' 처분을 최종 의결했다. 법정 제재인 주의 조치를 받을 경우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
김정수 위원은 "특정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남성에 대해 열등한 사람인 것처럼 묘사한 부분은 희화화한 게 맞다"고 했고, 강경필 위원도 "표현 과정이 부적절했는데 방송 전 걸러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심의 규정에도 학력, 신체 차이, 재력 등을 조롱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면서 "이번 방송은 편견을 조장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방심위는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조사 일시 등 여론조사 관련 필수고지 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MBC 표준FM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과 일반 식품을 합성 멜라토닌보다 우수한 것처럼 시청자를 오인케 한 롯데OneTV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멜라굿나잇'에도 주의 처분을 결정했다.
방심위는 다른 22건에 대해서는 행정지도 단계인 '권고' 조치(12건)와 '의견진술' 조치(10건)을 의결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