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안한다’ 하더니... ‘계엄은 국회서 바로 해제될 것’ 9월 발언 그대로 ‘적중’
지난 9월, 연합뉴스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재명 대표의 ‘계엄령 우려’ 발언에 대해 언급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계엄령 선포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정치 공세”라며 강하게 일축한 바 있다. 당시 이 관계자는 “있지도 않고, 정부가 하지도 않을 계엄령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계엄령을 설사 하더라도 국회에서 바로 해제가 되는데 말이 안 되는 논리”라고 단언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이 관계자가 말한 대로 정확하게 실현됐다는 점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금 국회 구조를 보면 계엄령을 선포하더라도 바로 해제될 게 뻔하고 엄청난 역풍일 텐데 왜 하겠는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발언이었다. 이 발언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예고된 수순대로 국회는 4일 새벽 긴급 본회의를 소집, 여야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결의안을 가결했다. 헌법 77조에 따라 대통령은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계엄령은 선포 후 약 3시간 만에 해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정치권에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스스로 예측한 대로 상황이 전개됐다는 점에서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정 혼란만 가중시킨 무책임한 결정이 아니었나 하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계엄령 선포와 해제 과정에 대해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그 배경과 의도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계엄령 선포의 진의를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