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적자, 계열사들도 지원 부담 늘어…AK홀딩스 “MD 강화, 재무구조 개선 힘쓸 것”
AK플라자는 11월 15일 1000억 원 규모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청약 예정일은 12월 18일이며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다. 이어 AK플라자는 11월 29일 애경산업으로부터 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단기차입금 방식으로 대여 받는다고 공시했다.
AK플라자는 2023년 12월 수원애경역사를 흡수합병했지만 실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2023년 1~3분기 AK플라자와 수원애경역사의 합산 매출액은 2569억 원, 당기순손실은 332억 원에 달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2196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373억 원 감소했고, 당기순손실(380억 원)은 48억 원 증가했다. 2019년 약 6억 원의 영업이익과 8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뒤로는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당초 AK플라자는 자본잠식률은 △2019년 53.7% △2020년 67.9% △2021년 80.8% △2022년 94.8%까지 치솟았다. 결국 AK플라자는 2023년 초 무상감자를 단행하면서 자본금을 2256억 원에서 226억 원으로 줄였는데, 자본금 2030억 원 중 1182억 원은 결손금 보전에, 848억 원은 자본조정에 사용했다.
이어 2023년 4월 지주사인 AK홀딩스와 계열사인 애경자산관리가 AK플라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AK홀딩스는 790억 원, 애경자산관리는 212억 원을 지원했다. 2023년 12월 말 기준 자본금 1598억 원, 자본총계 934억 원으로 자본잠식률은 41.6%까지 떨어졌다.
AK플라자의 부진은 그룹사 전반에 부담이 되고 있다. 2023년 11월 수원애경역사는 애경케미칼로부터 500억 원을 단기 차입했는데, 합병으로 인해 자금은 AK플라자로 옮기게 됐다. AK홀딩스는 AK플라자에 애경산업, 애경케미칼 발행 기명식 보통주 각각 217만 주, 530만 주를 부채 500억 원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다. 애경자산관리도 애경산업, 제주항공 발행 기명식 보통주 주식 각각 114만 7000주, 45만 주를 125억 7200만원 규모에 대한 담보로 AK플라자에 제공하고 있다.
AK플라자는 현재 수원·분당·평택·원주 등 백화점 4개점과 인천공항·홍대·기흥·세종·서울숲·광명·금정 등 쇼핑몰 7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AK플라자 1호점인 구로점은 2019년 폐점됐다.
AK플라자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4.3%에서 매년 꾸준히 감소해 △2020년 4.0% △2021년 3.6% △2022년 3.4% △2023년 3.1%를 기록했고, 2024년 3분기 기준 2.9%까지 떨어졌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AK플라자는 애초에 명품 매장이 없기 때문에 백화점으로서 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가 최근 명품 시장 위주로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AK플라자가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업계 다른 관계자는 “AK플라자가 ‘지역 근린형 백화점’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지만 수원, 홍대 등에 비해 다른 점포들에서는 그런 특색이 돋보이지 않는다”며 “F&B(식음료)와 같이 오프라인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상품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강점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AK홀딩스 관계자는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수원 상권을 수성하기 위해 AK플라자만의 영업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MD(상품기획)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구조 개선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