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기 전 사실 확인 X…하이브 측 사주 의심할 수밖에 없어”
1월 16일 민 전 대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조선비즈 기자와의 문자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대화를 나누기에 앞서 조선비즈는 같은날 오전 6시, 2024년 9월 민 전 대표가 뉴진스 한 멤버의 큰아버지 A 씨와 텔레그램을 통해 고용노동부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이 시기는 뉴진스 멤버 하니의 직장 내 괴롭힘을 문제 삼아 한 뉴진스 팬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던 시점과 맞물리며, 당시 어도어 사내이사 신분이었던 민 전 대표가 소속 아티스트 가족과 회사에 부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을 사전 공유하고 논의했다는 점에서 계약 위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담긴 기사였다.
기사에 공개된 텔레그램 대화에서 A 씨는 고용노동부에 해당 진정이 접수 확인된 시점인 2024년 9월 14일 "고용노동부 시작했음 전화 좀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민 전 대표는 "제가 링겔 맞고 있어서요. 오후에 드릴게요"라고 답했다. 다만 기사에서는 이 대화가 어떤 맥락에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고 '어도어 사내이사 재임 중 고용부 진정 건 논의로 추정'된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이후 민 전 대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날 오전 8시 34분부터 해당 기자와 나눈 문자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오늘 2024년 9월 14일에 민희진 전 대표님과 △△ 큰아버지가 나눈 대화 일부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민 전 대표님의 반론이 있다면 넣고 싶다"는 기자의 문자에 민 전 대표는 1시간 가량 뒤인 오전 9시 36분 "연일 허위보도를 내고 계시던데 저야말로 묻고 싶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답장을 보냈다.
민 전 대표는 문자를 통해 "저는 해당 정부(고용노동부) 관계자를 알지도 못할 뿐더러 무언가를 지시하거나 부탁을 한 적은 더더구나 없다. 현재 내용은 다 허위사실로 추측성 소설에 불과하다"라며 "해당 일자에 큰아버님으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온 것이고 대화내용을 다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그 날짜에도 관련 대화가 없을 뿐더러 그 날짜 전후의 대화 역시 제가 화자가 아니며, 오히려 반대의 상황으로 제가 권유를 받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일자 바로 다음 날의 대화 내용만 봐도 상황이 반대의 경우인 것을 누구보다 잘 읽으셨을 텐데 기사를 마치 제가 화자이자 오해를 불러일으킨 대상처럼 보이게 의도적으로 작성하신 것은 심각한 언론 윤리 위반"이라며 "근거 없는 내용으로 저를 의심하고 확인도 없이 기정사실화해 보도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언론사가 하이브로부터 사주받은 것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반론 요청을 하실 게 아니라 기사를 내시기 전에 사실관계를 먼저 제게 확인하시는 게 순서 아니냐"라며 "기자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렇게 음해 모함을 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기사 삭제하시고 저한테 사과하셔야 할 것"이라고 요구를 덧붙였다.
앞서 뉴진스 멤버 하니는 2024년 9월 멤버들과 함께 유튜브를 통해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하이브와 어도어 신임 경영진을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 산하 다른 레이블 소속 그룹의 매니저가 해당 그룹 멤버들에게 하니를 무시할 것을 종용했다는 폭로가 나와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한 팬이 국민신문고에 진정 접수하고 고용노동부까지 확인에 나서면서 이 논란은 같은해 10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까지 올랐다. 당시 국감장에 출석한 하니는 "제가 그 일을 왜 당해야 하는지도, 일하는 환경에서 왜 그런 말을 하셨는지도 이해되지 않았다"라며 "애초에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여기(국정감사)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것이란 걸 알기에 나오게 됐다"고 출석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아이돌 멤버인 하니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같은 해 11월 20일 해당 진정 사건을 행정종결 처리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