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팬·교민 중심 관객층으로 전해져…논란과 달리 혼란 없이 마무리
1997년 데뷔한 자우림은 김윤아의 특유의 보컬과 실험적인 음악성으로 한국 록 음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다. ‘하하하쏭’, ‘영원히’, ‘매직카펫라이드’ 등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tvN 드라마 ‘스몰다섯 스물하나’의 OST가 넷플릭스 방영과 맞물려 글로벌 음악 플랫폼에서 재조명받으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SNS 후기에 따르면 이번 도쿄 공연장을 찾은 관객 상당수가 일본 거주 한국인과 한국에서 온 팬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장 규모는 약 700명 수용 가능한 공연장이었다. SNS에 따르면 공연 전날까지도 티켓 구매를 할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일본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과거 김윤아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발언을 문제 삼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2023년 자우림 김윤아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당시 김윤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며칠 전부터 나는 분노에 휩싸여있다. ‘블레이드 러너’ +4년에 영화적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 방사능비가 그치지 않아 빛도 들지 않는 영화 속 LA 풍경.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자우림 김윤아를 두고 전여옥 전 국회의원과 정유라 등이 SNS를 통해 비판적 입장을 표명했다. 전 전 의원은 “그러니까 지옥 같은 일본에서 공연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자우림이 아니고 방사림이라고 그룹 이름 개명하고 가야 마땅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전 전 의원은 “일본 공연에서 그 일본어도 실력이랍시고 뽐내겠죠”라며 “지옥까지 가서 돈벌이하는 거네요”라고 했다.
정유라 씨는 2024년 12월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년 2월 열리는 자우림의 일본 콘서트 예매 페이지를 올리며 “일본 지옥이라더니 고향으로 공연간 김윤아 언니”라면서 “일본 놀러 가서 스시 먹으며 후쿠시마 욕하는 상여자”라고 말했다. 이어 정유라 씨는 “사람이 저렇게 말이 앞뒤가 다르게 세상 살아야 하는데 존경한다. 멋져요. 진심임”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을 지옥이라고 했던 가수가 왜 일본에서 공연하느냐”는 비판적 여론이 형성됐다. 자우림 공식 SNS 계정에도 “일본에 오지 말아달라”는 댓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엔믹스의 일본 공연 당시처럼 대규모 반대 청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편 엔믹스는 지난해 ‘독도는 우리땅’ 노래로 인해 일본 최대 청원사이트에서 4만 명 이상이 공연 반대 서명에 동참하는 등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 공연은 혐한 시위 없이 평화롭게 진행된 바 있다. 자우림 공연 역시 온라인상의 반발과 달리 현장에서의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일본 현지 매체들도 이번 공연을 특별히 주목하지 않았다.
자우림 공연은 ‘Sleeping Beauty’, ‘Seoul Blues’, ‘STAY WITH ME’ 등 자우림의 대표곡들로 구성됐으며, 최근 드라마 ‘스몰다섯 스물하나’ OST로 재조명된 곡도 포함됐다. SNS 후기에 따르면 ‘있지’에서 가장 큰 환호가 나왔다고 한다. 2월 3일 김윤아도 자신의 트위터에 ‘Thank yoy Tokyo!’라는 글을 올렸다.
X(구 트위터)에는 자우림 김윤아의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목격담을 올린 네티즌은 시부야 한복판에서 김윤아로 추정되는 인물이 킷사텐(喫茶店)을 방문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킷사텐은 일본의 전통적인 커피숍으로, 주로 20세기 중반에 큰 인기를 끌었던 클래식한 카페 문화의 상징이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편안한 분위기로 유명한 이곳은 커피와 차를 제공하면서 사교의 공간으로도 기능해왔다.
특히 이 목격담은 방사능 비판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의 전통 다방과 디저트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 네티즌은 목격담과 함께 사진을 올렸고, 공유된 사진에는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재킷을 입고 걷는 여성 뒷모습이 담겨있었다.
한편 자우림은 일본 공연에 이어 데뷔 후 처음으로 뉴욕 단독 공연도 개최한다. 2025년 3월 22일 오후 8시 맨해튼 43번가에 위치한 더 타운 홀(The Town Hall)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자우림의 첫 미국 정식 공연이다. 브로드웨이 중심가에 자리 잡은 더 타운 홀은 1921년에 설립된 역사적인 공연장으로, 티켓은 72달러부터 시작한다고 알려졌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