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관계자 4명에게 괴롭힘 당한 사실 털어놔…유족 측 “MBC 진상조사 지켜본 뒤 공개 여부 결정”
2월 2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오 씨 유족 측은 고인이 생전에 자신이 겪은 직장 내 괴롭힘을 MBC 관계자 4명에게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녹음 파일이 있으며 MBC의 조사를 지켜본 뒤 녹취 내용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9월 향년 28세의 나이로 돌연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고인의 휴대전화에서는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특정 기상캐스터 2명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받았다고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지금까지는 다른 기상캐스터들이 고인이 없는 SNS 단체채팅방에서 험담을 했다는 유서 내용 등이 괴롭힘 정황으로 제시됐는데, 녹음 파일이 공개될 경우 고인의 사망 약 4개월 만에 구체적 정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유족 측은 고인이 MBC 관계자 4명과 각각 피해를 상담하는 대화가 녹음돼 있다면서, 녹음의 주된 내용은 특정 기상캐스터에게 괴롭힘 당한 사실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은 "이게 직장 내 괴롭힘입니까? 아니면 내가 잘못한 겁니까?"라고 질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월 28일 MBC는 "(타 언론사가 보도한 대로)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면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저희에게 알려달라"면서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하지만 이후 비판이 거세지자 1월 31일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MBC가 이번 주 초부터 고 오요안나 씨 대상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진상조사에 들어가기로 한 가운데, 유족 측이 갖고 있는 녹취가 공개된다면 고인이 누구에게 어떤 괴롭힘을 당했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널A에 따르면 유족 측은 MBC의 조사를 지켜 보고 녹취 내용을 공개할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