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데이터·QoS 무한 제공 어려운 단점…도매대가 ‘사후 규제’ 시행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앞서 과기부는 1월 15일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도매대가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종량제 데이터 도매대가를 현행 1MB(메가바이트)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36% 낮추는 안이다. 또 알뜰폰 사업자가 연단위로 데이터를 대량으로 선구매하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5만 TB(테라바이트)를 구매하면 1MB당 0.62원으로 최대 52% 감소된다.
큰사람커넥트의 알뜰폰 브랜드 이야기모바일이 업계 최초로 5G 20GB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5G 함께이야기해S’의 월 통신요금은 1만 8700원이다. 음성통화와 문자는 각각 200분, 100건이다. 데이터·통화·문자 기본 제공량 소진 시 초과 요금이 붙는다. 이어서 스마텔이 ‘5G 스마일플러스 20GB’ 요금제를 월 1만 9800원에 출시했다. 이야기모바일과 달리 음성통화와 문자서비스를 무제한 지원한다. 데이터 20GB 모두 소진 시 초과 요금이 부과된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2월 말 관련 고시 개정 완료 후 3월 초부터 5G 20GB 데이터 알뜰폰 요금제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통신사업법 등에 따르면 연 매출 800억 원이 넘는 사업자는 요금제 출시 전 과기부에 신고해야 한다. 도매대가 대비 불공정한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크다고 인정되는 경우 신고가 반려될 수 있다.
반면 연 매출 800억 원 미만 중소 사업자의 경우 요금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큰사람커넥트와 스마텔의 2023년 연 매출은 각각 521억 원, 626억 원이다. 신고 제약이 없기 때문에 고시 개정 이전에 요금제 출시가 가능했던 것이다. 고시 개정이 끝난 이후에는 통신사 알뜰폰 자회사, 금융권 등 모든 알뜰폰 사업자들이 5G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마텔처럼 음성통화·문자를 무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하는 업체가 많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음성통화·문자·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게 되면 마진이 남지 않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스마텔이 출시한 요금제 모델은 오랜 기간 제공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통신사의 경우 5G 데이터 20GB가량 제공하는 요금제 가격은 보통 4만~5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4GB에 월 5만 9000원, KT는 21GB에 월 5만 8000원이다. 선택약정할인(25%)을 적용하면 각각 4만 4250원, 4만 3500원이다. 온라인에서 신규가입·번호이동·기기변경 시 가입할 수 있는 다이렉트 요금제의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월 4만 2000원(24GB)이다. KT는 월 3만 6000원(20GB)에 제공하고 있다.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면 최대 4만 원 가까이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통신 3사 모두 음성통화와 문자가 무제한이고, 데이터를 모두 소진 시 추가 비용 없이 일정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게 하는 제도인 QoS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알뜰폰의 5G 데이터 20GB 요금제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기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5G 스마트폰 1가입자당 트래픽은 27.88GB다. 초과 요금이 걱정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기가 망설여질 수 있다.
홍기성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사는 “넷플릭스·유튜브 시청자나 배달 기사 등 헤비 유저들은 100GB 이상이나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지만, 전업주부 등 와이파이를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는 20GB 이상을 소비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면서도 “통신사의 가족 간 결합 할인이나 인터넷·IPTV 통합 상품 등으로 묶인 경우 알뜰폰 요금제로 전환하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업자 간 도매대가 자율협상 후 신고하는 ‘사후 규제’가 2025년 3월 이후 시행되는데, 알뜰폰 사업자에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그동안 정부는 알뜰폰 업체들을 대신해 통신 3사와 도매대가를 협상해주는 ‘사전 규제’ 방식을 채택했다. 자율협상으로 전환하게 되면 알뜰폰 사업자의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의 알뜰폰 관계자는 “통신사의 망을 빌리는 알뜰폰 업체는 을이기 때문에 통신사보다 확연히 좋은 조건으로 요금제를 출시하기 어렵다”며 “사후 규제로 바뀌면 도매대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적자 부담 내지는 요금 인상으로 인한 가입자 이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통신당국은 고시 개정 완료 이후 알뜰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의 운영 실태를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사후 규제가 효과 있는지 확인해보고, 필요시 사전 규제를 재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