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가 직접 뜬 모자 등 SNS 화제…“잡념 사라지고 마음 차분해져” 몰입형 취미인 점도 인기 요인

매장 담당자에 의하면 “지난해 가을부터 젊은 층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그는 “이전에는 50대 이상의 연배가 대부분이었는데, 젊은 층의 유입으로 털실 판매량이 예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기뻐했다. 저가형 상품을 파는 ‘100엔 숍’도 털실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다이소산업의 이우치 다케시 상품본부장은 “최근 히트 상품 중 하나가 뜨개 용품”이라고 밝혔다. “뜨개실이 전국적으로 품귀현상을 빚어 관련 선반이 텅 비어있을 정도”라고 한다.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뜨개 붐이 다시 일본에 도래한 계기에 대해, 한국 아이돌그룹 ‘르세라핌’의 미야와키 사쿠라를 꼽았다. 사쿠라는 2023년 말경부터 인스타그램에 직접 뜬 모자, 가방, 키링 등 뜨개 작품을 올렸는데, 나날이 실력이 늘어나는 모습이 일본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수예용품 판매 직원도 “사쿠라처럼 뜨개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매장을 방문하는 젊은 여성들이 많다”고 전했다.
소비트렌드 전문가 이노 아사미 씨는 “뜨개 재료가 저렴한 것도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고물가 시대에 취미에 쏟는 돈은 한정돼 있고, 집 근처 100엔 숍 상품을 활용한 뜨개가 가성비 높은 취미 생활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스타그램의 트렌드 변화도 영향을 끼쳤다. 종래는 완벽하게 연출된 사진이나 동영상이 이목을 끌었지만, 최근에는 자연스럽고 유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콘텐츠에 ‘좋아요’가 쏟아진다. 이노 씨는 “시간을 들인 만큼 성과물이 보이니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면서 “뜨개의 제작 과정 자체가 젊은 층에게는 매력적으로 비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몰입형 취미라는 점도 요즘 트렌드에 들어맞는다. 도쿄시에 거주하는 스기우라 에리 씨(23)는 “정신적으로 지쳤을 때 뜨개를 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했다. 지바현에 사는 다키자와 아쓰코 씨(33)도 “묵묵히 뜨개질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디지털 디톡스가 된다.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으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지만, 뜨개질은 눈에 보이는 성취감이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과거에는 흔히 뜨개질이라고 하면 머플러나 스웨터를 연인이나 손자에게 떠서 주는 이미지를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에게는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취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대와 함께 가치관은 변한다. 스테디셀러의 취미, 제품이라도 제안 방법에 따라서는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잠들어 있다”고 평가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