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총장, 특수본과 갈등 고스란히 노출…법조계 “박세현 징계성 인사 후 본인도 사의 표명 가능성도”

법원 안팎에서는 구속 기한을 일 단위냐, 시간 단위로 판단할 것이냐는 다툼의 여지가 있지만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검찰과 공수처 간 구속기한 규정(10일씩 각각 배분한 것) 설정 및 공수처 내란 수사 가능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평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원이 피고인 등의 구속취소 판단을 내리면 검찰은 법원에 이를 막아달라고 요청하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원 결정은 집행이 정지되고 구속상태가 유지된다. 하지만 과거 헌재가 구속취소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사법 조치인 구속집행 정지와 보석에 대해 ‘즉시항고 위헌 판단’이 있었다. 이 때문에 구속취소 즉시항고의 경우 당연히 위헌으로 볼 수 있다.
수사 과정에 있어 논란의 소지들이 있기 때문에 1심 재판부가 즉시항고를 할 것까지 고려해 절차적 문제에 대해 상급법원들의 판단을 먼저 받기 위해 구속취소를 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공수처의 수사권이 있다고 봐야 하느냐에 대해 ‘직권남용에서 내란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증거가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지 않느냐”며 “공수처 수사권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공수처가 수사 과정에서 획득한 증거는 모두 무효가 될 수도 있기에 윤 대통령 구속취소에 대해 검찰이 즉시항고를 했더라도 결과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에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상급심 판단’이 필요한 지점이 있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구속 만료 시점을 놓고 일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따진 것은 검찰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다퉈 가이드라인을 잡았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구속 만료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루나 이틀 먼저 기소를 하는 게 보편적이고, 윤 대통령처럼 예민한 사건의 경우 시간 단위까지 검토해 함께 보고해 ‘문제가 없다’는 내부 판단이 이미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팀에서 대검과 총장에게 보고를 할 때는 당연히 수사 중 있었던 윤 대통령의 구속적부심에 따른 기간을 따져서 정리해 보고를 했을 것이고 그런 지점까지 고려해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명시했을 것”이라며 “그런 보고가 이뤄졌으니 당연히 수사팀은 즉시항고를 통해 다퉈보자고 하는 것인데 이를 보고받은 총장이 항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수사팀이 잘못했다고 그냥 인정해버린 셈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통항고를 선택하지 않은 것도 아쉬움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종호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1단 부장검사도 검찰 내부망 게시판 ‘이프로스’에 “향후 일선의 업무 혼선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라도 일반 ‘항고’를 통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하 대상일 수 있더라도,향후 검찰 수사 때 구속기간으로 인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의 김도균 부장판사도 내부망에 올린 글을 통해 재판부가 윤 대통령 구속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한 데 대해 “검사의 구속 기간은 열흘, 즉 ‘날’로 정해져 있을 뿐, ‘시간’인 240시간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며 “재판부 결정대로라면 피의자 측에서 구속적부심을 반복해 사실상 구속 기간의 상당 부분을 무력화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중요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사는 “민사 재판의 경우 전자소송이기 때문에 접수된 시간이 다 기록에 남지만, 형사 재판은 공소장 등을 출력해 법원에 접수하면 그때 시간을 받는 구조고 이 기록이 판사에게 언제 전달됐는지 또 구속적부심에 대한 판단이 언제 검찰에 통보됐는지 등이 시간차가 있을 수 있다”며 “진짜 시간 단위로 따질 생각이라면 앞으로 법원과 검찰 간 시스템을 확실하게 구축해야 논란이 없을 것이다. 수사팀이 대검 지휘부에 반발한 이유도 이 같은 지점을 다퉈보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수사팀의 반발 과정이 고스란히 언론에 노출되면서 심우정 검찰총장은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게 중론이다.
법원이 3월 7일 구속취소 결정을 하자 심우정 검찰총장 등 대검 수뇌부는 곧바로 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에 대해 석방을 지휘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모았다. 심 총장 외에 이진동 대검 차장과 대검 부장을 맡은 검사장급 이상 간부 6명이 참석했고,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와 즉시항고 포기가 타당하다”고 뜻을 모아 특수본에 전달했다.
하지만 특수본은 대검의 석방 지휘 방침에 이견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하루가 지난 8일 오후가 돼서야 석방 지휘가 이뤄졌다. 심우정 총장이 지시에 항명한 박세현 고검장 등에게 징계성 인사 조치를 내린 뒤 본인도 사의를 표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앞선 차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검찰총장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사실이 외부적으로 드러난 순간 총장은 권위를 잃은 것”이라며 “수사에 차질이 없는 선에서 징계 성격의 조치가 분명 이뤄져야 하고 그 후에 탄핵 심판 선고 결과와 관계없이 사의를 표명하는 게 가장 적절해 보인다”고 얘기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너무 안타깝지만 심 총장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검찰 조직을 지키기 위한 결정을 할 때가 곧 올 것”이라며 “박세현 고검장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고집한 것이지만 둘의 갈등이 언론에 드러난 것은 결국 검찰조직을 개혁해야 하는 명분이 돼가고 있고, 이것이 결국 검찰조직 해체로 귀결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