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이중구조 속 집값 상승, 모든 계층 출산율 하락…초과이익공유제 고려 필요
정운찬 이사장이 이끄는 사단법인 동반성장연구소가 3월 12일 오후 4시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2층 마로니에홀에서 제117회 동반성장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선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초저출산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미국 아이오와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 대학교와 경희대학교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비정규직 비중은 지난 20년 동안 2003년 31.8%에서 2022년 41.4%로 증가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격차 역시 2004년 1.5배에서 2023년 1.9배로 확대됐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제조업 임금 격차는 2000년 1.5배 수준에서 2022년 1.9배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교수는 권오익 박사(한국은행), 이영재 교수(경북대)와 출산선택모형을 분석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초저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그 결과,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가계의 출산 결정에 두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자녀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면 그 자녀는 대기업에 취직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가계의 고소득 수준이 유지되면서 부모의 효용도 높아졌다. 그 결과 부모는 자녀를 많이 낳는 대신 노동 공급을 늘려 자녀 1인당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을 늘렸다.
저소득층 가계 부모의 경우 소득도 낮고 대기업으로의 이동 가능성도 낮아 자녀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교육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렇게 되면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평생기대소득이 감소하므로 출산에 큰 효용이 없었다. 이는 고소득층 가계에 비해 저소득층 가계의 자녀수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과정은 달라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가계 양쪽 모두 저출산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기회비용 관점에서 자녀수와 질을 선택하는 틀 안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하나의 제약으로 들어올 때 그 선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1차 노동시장과 2차 노동시장 간 이동성이 낮은 국가로 한번 속한 노동시장에서 거의 평생 일을 할 확률이 높았다”며 “결국 노동시장 간 낮은 이동성이 자녀수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상당 부분 하도급 관계의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에 기인하는 상품시장 이중구조에서 온다고 본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선 대·중소기업이 함께 창출한 이익을 자발적이고 공정한 협상을 통해 배분하는 동반성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13년에 이미 대기업 연봉이 100만 원 상승할 때 하도급업체 연봉은 6700원 올랐다는 논문이 있었다”며 “기본적으로 대기업이 하도급 업체와 수평적으로 이익과 손실을 공유하는 것은 부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과공유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동시에 그 대안으로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시했다. 성과공유제란 위탁기업이 수탁기업과 원가 절감이나 품질 개선 등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 달성 시 양측이 미리 합의한 비율에 따라 그 성과를 두 기업이 공유하는 계약모델이다. 반면 초과이익공유제는 위탁기업 이익이 특정 목표를 초과할 경우, 그 초과이익 일정 부분을 협력업체와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예컨대 연 매출 목표가 100억 원인 기업이 매출 130억 원을 달성했다면 초과한 30억 원의 일정 비율을 공정한 협상을 통해 협력업체와 나누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기존 성과공유제의 경우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 실질적인 성과 공유는 미흡한 편이었다”며 “그 대안으로 대·중소기업이 함께 창출하는 이익에서 초과 달성한 부분은 50 대 50으로 균등하게 나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동반성장연구소는 2012년 6월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함께 성장하고 공정하게 나누어 같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립됐다. 2013년 5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총 115회 동반성장포럼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동반성장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4월과 9월에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동반성장 청년포럼을 개최했고 8월에는 전국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동반성장 논문대회를 개최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