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방송 화면 선공개 “구체적·주체적으로 꿈과 열정 찾는 아이들, 너무 큰 오해에 부딪쳤다”

황인영 대표는 "방송을 제작하다 보면 칭찬받고 보람된 순간도 있지만 예기치 못한 논란에 휘말리기도 하고, 저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들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너무나 예상치 못한 의혹들이 확대돼 저희 크레아스튜디오 뿐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함께 했던 참가자, 출연자들까지 굉장히 명예에 큰 상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어떻게 해야 이 불필요한 논란을 끝낼 수 있을까 고민했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해 이례적이지만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라며 "방송을 만드는 사람은 백 마디 말보다 콘텐츠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걸 통해 대중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와 함께 하는 분들을 지키고 그 약속도 지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질의응답 전 '언더피프틴'의 실제 본방송 영상 일부가 공개됐다. 앳된 얼굴과 목소리의 출연자들이 "인생의 절반을 춤과 노래로 보냈다" "5살 때부터 (아이돌의) 꿈을 가지게 됐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가 하면, 무대를 마친 뒤 통과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격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K-팝의 인기를 증명하듯 외국 국적 참가자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다만 여전히 너무 어린 아이들이 경쟁의 상황에 몰린다는 점,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안무나 메이크업 등을 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을 제작하면서 논란을 예상하지 못하는 등 부주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아쉬움이 결과적으론 있지만, 10년 전과 달리 아이들은 (섹시 콘셉트 같은) 그런 무대를 흉내내지 않는다"라며 "저희도 방송을 제작하며 요즘 친구들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꿈의 무대 캐릭터가 이런 것이란 걸 많이 배웠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어린 세대가 정말 다른 꿈을 꾸고 다른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어 어른들도 놀라고 감동받게 된다는 이야기를 저희끼리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비난을 받았던 어린 아이들의 '성상품화' 문제를 해명할 때는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언더피프틴'은 어린 아이들이 어른 같은 화장과 옷을 입은 채로 증명사진을 찍고, 홍보용으로 공개된 해당 사진의 하단에 바코드가 표기돼 있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아이들을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다"는 대중들의 분노를 맞닥뜨린 바 있다. 이날 오전부터도 제작보고회가 열린 상암스탠포드호텔 건물 앞에서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 회원들이 규탄 시위를 벌였고, MBN 사옥 앞에서는 여성의당이 기자회견을 열어 '언더피프틴' 방송 중단을 촉구했다.

황 대표도 "저희가 의도하지 않은 것에 그런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왜곡돼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라 어린 참가자들의 피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라며 "방송이 시작되기도 전 여러 외부 요인과 연관되면서 예상치 못하게 커진 논란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은 있지만, 어린 참가자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을 저희가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대중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방영 중단을 촉구하는 초유의 사태에 놓인 것에 대해 참가자들과 부모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엔 두 대표가 모두 눈물을 보이며 답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장 연출을 맡은 용석인 PD는 "아이들은 방송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이 방송을 통해 인정받고 싶어서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제작진으로선 굉장히 안타깝다"라며 "그런 일이 있어서도 안 되지만 만일 방송이 안 된다면 이걸로 인해 아이들과 부모님이 받을 상처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일 것"이라고 답했다. 오히려 현재 참가자의 부모님들이 제작진을 위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용 PD는 이어 "저는 아이들이 오디션에 참가하며 최종 멤버로 뽑혀 데뷔하는 것보다 배움과 성장을 어떤 식으로 얻어갈 수 있을까, 무엇을 배웠다고 집에 가서 부모님들께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방송을 구성했다"라며 "참가자들도 이를 통해 떨어지더라도 기분 좋게 웃으며 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생각하며 만든 것이었고 그렇기에 외모로 평가를 받거나 하는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아이들이 주목받고 재능을 이어나갈 수 있게, 방송의 결과가 종점이 아닌 하나의 과정으로써 더 큰 성장의 보탬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언더피프틴'은 3월 31일 방송 예정이었으나 논란 직후 MBN은 "방영 여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크레아스튜디오 측은 티저 영상을 업로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이날 긴급 제작보고회까지 개최했다. 이를 두고 방송사와 제작사 간 갈등이 있고, 크레아스튜디오가 임의대로 방송을 강행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서혜진 대표는 "방송 강행이 아닌,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편집 후 다시 조율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MBN 내 심의팀, 편성팀 등 모든 분들께 보여드린 것처럼 지금까지 녹화된 모든 분량을 편집해 사전 심의를 받고 방송 날짜를 조율하려는 중"이라며 "저희가 '31일 방송이 아니면 안 된다'라며 진행한 게 아니다. 보시기에 불편하지 않은 지점을 찾고, (방송 날짜를) 결정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상황은 반댓말로 해보면 해답이 명징하게 나온다고 생각한다. 100명이 넘는 제작진이 어린 친구를 이용한 '성상품화'를 만들었는지, 그들이 아이들을 이용해 성착취 제작물을 만들었는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눈물을 보였다. 황 대표도 "오디션은 '악마의 편집'으로, 걸그룹은 '성상품'으로. 그런 도식을 깨는 데 일조한 프로그램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