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독주 속 김동연 김부겸 김경수 등도 경선 채비…국힘 김문수·홍준표·오세훈·한동훈 등 출마 전망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 탄핵을 인용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만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빠르게 조기 대선 모드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6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국민의힘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많은 후보들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독주’가 예상된다.

헌재는 3월을 넘기고 4월에 들어서야 평의를 마치고 선고기일을 알렸다. 헌재는 4월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가 4월 4일 오전 11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헌재의 결정은 ‘8 대 0’ 전원일치 탄핵 인용이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며 “피청구인의 법위반 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대선이 언제 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모든 선거는 수요일에 치르도록 돼있다.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의원 등의 재보궐 선거 역시 수요일에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 궐위로 인한 대선은 ‘사유 확정일로부터 60일 이내 실시해야 한다’고만 명시돼 있고, 요일에 대한 규정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제19대 대선은 탄핵 확정일에서 60일을 꽉 채운 2017년 5월 9일 화요일에 열렸다.
이번 대선은 4월 4일에서 60일 후인 6월 3일 화요일이 선거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6월 3일로 확정되면 5월 12일부터 6월 2일까지 22일 동안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다. 사전투표일은 5월 29일과 30일로, 수요일 선거와 달리 이틀 모두 평일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즉각 헌재 선고에 승복의 메시지를 내놨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타깝지만 국민의힘은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히 수용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주시는 비판과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덕수 권한대행 역시 조기 대선 준비에 즉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 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통화를 통해 “최근 정치적 혼란 속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관리”라고 선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파면 확정 당일부터 제21대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고 인사했다. 이어 “많이 부족한 나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하다”며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를 위로 방문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비록 이렇게 떠나지만 나라가 잘되기를 바란다”며 “대선과 관련해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알려졌다.

여야 통틀어 가장 강력한 후보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헌재 선고에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주셨다”며 “더 이상 헌정 파괴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가 국민과 국가의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조만간 당대표직에서 사퇴해 민주당 경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미 여의도 국회 근처에 경선캠프를 위한 사무실을 마련, 지사직을 유지하며 경선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진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생활정치연구소’ 사무실을 국회 인근으로 이전하며, 사실상 경선에 대비한 캠프 가동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어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고, 김영록 전남지사도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외에도 김두관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전재수 의원 등이 경선 후보군으로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가장 앞서 있다. 김 장관은 아직 본격적인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다. 김 장관은 본인의 SNS(소셜미디어)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에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헌재에서 또다시 파면된 것이 안타깝다”며 “이 아픔을 이겨내고,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해 더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국민 모두 힘을 모아 앞으로 나가자”고 당부했다.
지난 대선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윤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혔다. 홍 시장은 자신의 SNS에 “치유의 시간은 하루면 족하고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며 “곧 그 절차를 차례로 밟아 국민 여러분 앞에 다시 서겠다”고 약속했다. 홍 시장은 조만간 대구시장 사퇴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외에도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김태흠 충남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도 출마를 검토 중이다.

그럼에도 김 장관이 국민의힘 경선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조기 대선은 60일로 시간이 촉박하다. 지난 대선의 경선룰 개정할 여력 없이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경선룰은 당원투표 비중이 높다. 현재 극우와 보수 지지층의 지지율이 높은 김 장관이 최종후보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은 윤 대통령 탄핵이 헌재에서 인용되기도 전에 이준석 의원이 당의 대선후보로 단독 출마해 선출됐다. 다만 이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1% 수준에 그쳐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