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기초단체장 5곳 중 4곳 야당에 넘겨줘…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오버랩?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중 서울 구로구청장(장인홍 후보) 충남 아산시장(오세현 후보) 경남 거제시장(변광용 후보) 등 3곳에서 승리했다. 2022년 3월 대선 직후 열린 6월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에 내줬던 자리를 되찾아온 셈이다.
전남 담양군수 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가 이재종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조국혁신당이 2024년 창당 후 국회의원 외에 기초단체장을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기초단체장 중 ‘보수 심장’인 경북 김천시장 재선거에서 배낙호 후보가 당선되며 체면치레를 했다.
광역의원 8곳 중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4명, 민주당 3명, 무소속 1명이 당선됐다. 이어 기초의원 재보선에서는 민주당이 9곳 중 6곳을 쓸어 담았다. 국민의힘은 텃밭인 인천 강화군과 경북 고령군에서 승리하는 것에 그쳤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부산교육감 재선거에선 진보 성향의 김석준 후보가 득표율 51.13%로, 보수 성향의 정승윤(40.19%) 최윤홍(8.66%) 후보를 크게 따돌리며 3선에 성공했다.

정가에선 4·2 재보선 결과를 두고 국민의힘 참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과 인천 강화군 등에서만 승리했다. 서울과 경기도는 모두 민주당에 내줬다.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충청권도 민주당 후보가 이겼고, 부산·울산·경남도 상당수 민주당이 가져갔다.
재보선 여파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열릴 수 있는 조기 대선에까지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재보선을 두고 2023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떠올리기도 한다. 앞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하며 발생했다.
윤 대통령은 확정판결 3개월도 지나지 않아 김 전 구청장을 사면복권했고, 국민의힘은 김 전 구청장을 후보로 낙점했다. 본인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윤 대통령과 여당의 선택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전국 선거로 관심이 집중됐고, 결국 김 전 구청장은 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에 17.15%포인트의 큰 격차로 참패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6개월여 뒤 치러진 22대 총선에도 영향을 줘, 국민의힘은 개헌저지선인 108석만 얻는 역대급 패배를 기록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를 맡았던 김기현 전 대표는 4월 3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 당은 참패했다”며 “특히 거제시장과 아산시장 선거 패배는 직전 단체장이 모두 우리 당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정말 뼈아픈 패배가 아닐 수 없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아성인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것은 호남 민심조차 이재명은 안 된다는 ‘이재명 아웃’을 선언한 것”이라며 “우리 당이 환골탈태하면 다시 국민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기 대선 국면에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에게도 이번 재보선 결과를 통해 어떻게든 타격을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