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출된 수사 기록으론 증거 인멸 우려 소명 부족”…성묘객은 ‘묵묵부담’, 과수원 임차인은 혐의 부인

공 판사는 "피의자들이 실화를 입증할 주요 증거들이 이미 수집돼있으며, 실화와 다른 원인이 경합해 수만 헥타르(㏊)에 달하는 산림이 소훼되는 결과가 초래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제출된 수사 기록만으로는 도망 및 증거 인멸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3월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조부모 묘소에 자란 나뭇가지를 라이터를 이용해 태우려다, B 씨는 같은 날 안계면 용기리 한 과수원에서 영농 소각물을 태우려다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24일 오후 2시 40분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한 B 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 "억울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불이 나기 전날인 3월 21일 산불 발화 지점과 상관없는 곳에서 불을 피웠으며, 3월 22일 당일에는 불을 피우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이날 오후 3시 20분쯤 의성법원에 출석해 "불을 낸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속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경찰은 피의자들을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경북 산불은 5개 시·군으로 확산해, 순직한 헬기 조종사를 포함해 27명이 숨지고 산림 9만 9289㏊가 피해를 입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