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반명 연대’ 이준석 합류 가능성 낮아…윤 부부 거취도 악재 “집안 정리가 우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대선이라 가뜩이나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는데, 선거운동 기간 초반 기세가 이 후보 측으로 크게 넘어간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5월 13~15일 사흘간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 ‘대선후보 지지도’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51%로 지지율 과반을 차지했다. 김문수 후보는 29%로, 두 후보 간 격차는 22%포인트(p)를 보였다.
‘대선 당선 가능성’에서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에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어느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8%가 이재명 후보를 꼽았다. 김문수 후보는 19%에 그쳤다.

하지만 회의적 시선이 높다. 반명 빅텐트 합류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5월 10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다른 사람의 선거를 돕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 승리”라고 호소하던 한덕수 전 총리는 후보 단일화에서 패배한 후 김문수 후보의 선대위원장직 요청을 고사하고 선거에 손을 떼버렸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비쳤다. 이 후보는 5월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한덕수 전 총리와 단일화한다고 그렇게 난리를 피워서 득이 됐느냐”며 “막무가내 단일화라는 것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옳지 않은지 보여준 게 이번 사태다. 국민의힘이 포기했으면 좋겠다. 구시대적인 전략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5월 15일 일요신문 유튜브 채널 ‘신용산객잔’에 출연해 “순서가 잘못 됐다. 국민의힘과 친윤은 우선 밖에 손을 내밀 게 아니라 집안 정리부터 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권성동, 전광훈과 손잡았던 김문수의 과거를 버려야 한다. 이것을 버리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 소장은 “이준석 후보는 나이로 보면, 얼마든지 재도전이 가능하다”면서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부정적으로 봤다.
여론조사공정이 뉴스피릿 의뢰로 5월 12~13일 이틀간 ARS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필요성’ 질문에 ‘불필요하다’는 응답이 58.8%를 기록했다. ‘필요하다’는 33.1%였다(각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자유통일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자유통일당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명예고문을 맡으며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정당이다. 김 후보는 과거 전 목사와 함께 정당을 창당하고, 극우 집회 연단에 오를 정도로 아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김 후보는 여당 대선 후보에 올랐지만 전 목사 세력과의 관계를 쉽사리 끊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김 후보는 5월 12일 대구 서문시장 유세 후 ‘김 후보가 대선 출마할 수 있었던 건 본인과 광화문 세력 덕분’이라고 주장한 전 목사 발언에 대해 “전 목사는 우리 당원이 아니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문수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활동했던 박종진 전 본부장은 5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후보와 전 목사가 지금도 친한가’라는 질문에 “두 분이 친하시지 않았나. 내가 볼 때 과거에 태극기 활동도 하셨다”며 “그때 친했는데 지금 멀어질 이유가 있겠느냐”고 전했다. 이어 “김 후보는 다 친하다. 전 목사가 어찌 됐든 탄핵반대 운동을 이끌었던 분은 맞지 않느냐”며 “인정할 건 해야 한다. (전 목사) 극우라고 하는데 극우 개념을 정확히 다시 잡아야 한다”고 옹호했다.
‘윤석열 40년 지기’이자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석동현 변호사도 13일 ‘고성국TV’에 출연해 “보수우파 애국시민들, 아스팔트에서 애쓰시는 우리 시민분들을 다 흡수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된다는 점을 김문수 후보와 박대출 사무총장에 얘기해서 다 동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김 후보 선대위에 영입돼 시민사회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전 목사 측이 김문수-구주와 후보 단일화를 넘어 국민의힘과 자유통일당의 당 대 당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야권 한 관계자는 “전광훈 목사는 끊임없이 본인 정당의 원내 진입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본인과 가까운 김문수 후보가 원내 2정당의 대선 후보가 된 것”이라며 “이 기회에 당 대 당 통합을 하고, 본인이 기존에 가입시킨 당원까지 더하면 당내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국민의힘 내에 ‘전광훈계’가 생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후보 측이 윤 전 대통령은 물론 자유통일당·황교안 후보 측과 거리를 벌리지 못하면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길은 더욱 멀어진다는 분석이다. 앞서의 야권 관계자는 “이준석 후보는 이번 대선이 아닌 차기나 차차기를 노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본인이 건전한 보수로서 국민의힘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극우세력과 손잡은 국민의힘과 이번 대선에서 단일화하면 다음 기회까지 날아가게 된다. 이에 완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 및 제명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당의 지도부인 대선후보와 비상대책위원장부터 입장차를 보인다(관련기사 ‘알아서 나가주면 좋은데…’ 윤석열 탈당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신경전).
김문수 후보는 15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그것이 설사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비상대권이라 하더라도 계엄은 경찰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국가적 대혼란이 오기 전에는 계엄권이 발동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들께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윤 전 대통령 탈당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며 “대통령 후보로 나선 내가 ‘탈당하라, 탈당하지 마라’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이번에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윤 전 대통령을) 찾아뵙고 ‘당과 대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줄 것을 요청 드리겠다’”며 “비대위원장으로서 대통령께 정중히 탈당을 권고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도 “대통령이 희생적으로 선제 탈당할 수 있다” “김문수 후보가 윤 전 대통령에 전화해 ‘자리를 지켜달라’는 취지의 말을 해 당적을 유지하겠다 답했다” 등 엇갈린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유세 중이던 김 후보에 전화를 걸어 ‘왜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냐’ 격노했다는 전언까지 제기됐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 당내에서도 교통정리가 안 되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를 추진했다. 검찰은 김 여사 측에 14일 검찰로 출석하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김 여사 측은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 공천개입 의혹 조사로 추측성 보도가 양산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검찰은 재소환을 통보하는 한편, 김 여사가 계속 출석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까지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한 전략통은 “친윤계가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을 제명하지 못하는 이유는 윤 전 대통령이 극우세력 등을 통해 아직도 당내 영향력을 강하게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그 힘이 사라지면 국민의힘과 친윤계는 본인들 생존을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버릴 것이다. 그럼 방어막 하나 없이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 그러기에 절대 탈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함께 늪에 끌려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